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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May 24. 2018

나비가 아니어도 애벌레여도 괜찮아

장인은 예술가가 될 수 없나


무림의 고수들이  화면 속에서 현란한 몸짓으로

4차원의 세계를 넘나들며 상상 속으로

튀어나오고 토토로가 하늘로 뿅 솟아 점프할 때

땅에서는 새싹들이 밤새 나무로 자라

고양이 버스가 유유히  머릿속을 내달리던  그때,

만화가 너무 그리고 싶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년을  그렸지만 아직도 나는 내 그림이 없다

남의 그림을 정확하게 그려주는 기계적인 그림 속에서

고수들과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며

밥벌이로만 그림을 그리다 보니,

정작 자유로운 사유의 시간에 마음을 표현하고

즐기그림을 그려  보지 못했다. 편안히 앉아서 낙서하는 시간조차도  남들보다 정교한  그림을 그리는데

시간을 몰두하느라  창작할 시간을 가질 수가

없었다.   나만의 캐릭터로 나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창작을 할  있는 머리가 굳어져 버렸다.

 스케줄을 맞추고  나의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만

그림을 그려온 게 전부이다

  이렇게 난 그저 그런 장인이 돼버렸다.

나의 꿈 과는 다르게  먹고 사는 일로만  전락해버렸다.


래서 지금은 나의 재능이 여기까지 라고 받아들이고

산다. 그래도  늙어서 나는 나의 그림을 갖고

놀고 싶다는 꿈이 있다.  나의 작품을 만들겠다.

뭐 그런 게 아니라 , 내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 풍요로운 내면의 삶을  살고 싶다 


  자기가 하는 일에  마음을 담으면  꿈이 담긴다.

  나에게  그 꿈이란 뭔가를 이루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아름다움으로 바라보는 태도이다


금 자기가 하는 일에 마음을 담으면   

동네를 쓸고 있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지구 한 모퉁이를 쓸고 있는 행복감을 느낄 테고,


장마차 떡볶이 아주머니의 떡볶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줌마표 별미가 되어 사람들이 자기 떡볶이를

먹는 모습 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노점상 아저씨의 팍팍한 삶  에도 깨달음이

있을 테고 , 아저씨가  보는 세상의  프레임으로

아저씨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글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어째서 그런 책은 없는 건가!  노숙자 아저씨의

겨울밤 시린 바람이 어떻게 피폐해진 마음을 얼게 하는지는  그 어떤 유명한 소설가보다  저씨만이 뼈저리게 안다.

  그럼에도 세상은 살 수밖에 없고,

살아진다는 것을... 평범한 사람들이 알  없는 법칙을 아저씨는  길바닥에서 체험했을 것이다

  생선 가계 아저씨가 생선 대가리를

내려칠 때의 그 짜릿함과 섬뜩함을 느낄 때의 표현을

생선 가계 아저씨의 느낌대로 그대로 느낄  있는

글을 읽고 싶다.


은 위대한 작가 만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담고 쓰는 글이 위대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 현주소는  내 그림도 없고 최고도  되지 못한 그저 그런 밥벌이로 남아 있는 그저 그런 장인이지만,

 나은 사람이 될 필요도 없고

 딱 지금의 수준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마음을 담아 일을 하려 한다. 그리고 딱 내 수준의 글을 쓰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나만의  그림도 그려질지도....


대한 작가의 영혼 속에 접속해 봤자,

 열등감만 느끼는  그 어느 날에는

가장 완전한 나의 마음에 접속해서

 마음 담아 지금 하는 일을 바라보면 어떨까!

저마다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써 간다면

서로의   구질구질한  인생 작품도

멋진 스토리가 되어 서로에게 내 보일 때

환한 미소로  청소부 아저씨처럼

 지구 한 모퉁이를 쓸고 있는

 나를 발견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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