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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Jun 14. 2019

몸이 신호를 보낼 때

몸에게 답이 있다.


한 남자가 중병에 걸려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자는 성공한 인생이었고  평생을 바쁘게 살아왔다.  병에 걸리고 절망의 순간에서야 비로소 혼자만의 깊은 시간 속에서 자신과 오롯이 혼자가 되었다.  고독과 외로움이 찾아들고.
부정했고. 분노하면서 저항했지만 결국은 아픔과  타협하는 시간이   지나갔다. 고통 속에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자, 남자는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모든 걸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조용히 주면 정리를 하며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수한 질문을 한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남자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었지만 한 번도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본 적 없이  한가정의 가장으로써 책임을 다하느라 자신의 행복은 뒷전이었고. 사회적 위치와 부는 스스로를 증명해 보였지만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르느니 자기가 누구인지는 설명해 줄 수 없었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고 분노와 원망만 가득한 자신을 발견했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고통과 싸우면서 자신의 존재 자체에 질문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기적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몸이 마음에게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내가 나라고 믿었던 몸과 나가 나라고 믿었던 마음은 그저 우주의 티끌이었고
나는 그저 우주의 질서일 뿐이었다. 평생을 혹사시켰던 몸 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난 너의 몸이야! 지금껏 껍데기 안에 서너도 나도  잘 살아왔지..... 난 늘 널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내가 할 일을 했으니까! 근데 넌 정말  가끔씩은 가치 없는 것들만 하고 살아가고 있더구나!
난 마음을 통해 많은 신호를 보냈어! 호르몬을 분비하기도 하고,
세포분열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넌 늘 돈과 쾌락에만 관심을 두었지!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해!
마음은 철부지 같아서 마냥 젊은 시절의 몸을 그리워만 해.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슬퍼만 하지. 몸이 늙는 걸 받아들이는 법을 거부하고 있어.  몸이 쇠약해지는 과정을 받아들이고. 또 나한테 다 맡기면 되는데
어디가 아프면 몸인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겁부터 먹고. 걱정과 불안으로 세포들 하나하나에
스트레스를 주거든! 우리 몸은 마음으로부터 늘 자유로운데
마음이 늘 우리를 못살게 굴어! 날 믿지 못하고 내가 하는 일들을 늘 방해해!
나의 신호를 늘 오해해서 받아들이고 날 이상한 쪽으로 괴롭히거든.
죽음에 임박해서야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구나!
그럼 이제부터라도 내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
 마음아 넌 이제  날 완전히 믿어야 해!  나한테 좀 다 맡기고 두려움을 나에게 맡겨
날 고깃덩어리라고 여기지 말고 몸의 느낌 안으로 들어와 보길 바란다.
       통증도 내가 너한테 보내는 애정의 표현이라 여기고 아파하지 마! 세포들이 너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중이니까  넌 이 느낌마저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해!
 그냥 편안하게 나한테 모든 걸 맡겨!
넌 생각이라는 걸  지나치게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어!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랑의 순간들을 즐기면 되는데 그 사람 자체를 믿어버리고 생각을 흘러가지 못하게 스스로 가두어버리는 실수를 저질러! 생각은 수단이지 믿음이 아니야!
사람들의 생각은 흘러가는 게 자연의 이치인데, 머물러서 고이고 있다면 넌 마음이 썩게 되고
세포들로 된 난 어쩌면 다른 형태의 변형을 가져올 거야!
넌 날 끊임없이 괴롭히고 난 내가 할 일을 못하고 결국 내가 병이 나는 결과가 되는 거야!
그러니 생각이 흘러가게 해서 늘 세포와 세포 사이  숨 쉬는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해!
난 흐르지 못하면 에너지를 받을 수없어! 넌 많은 음식들을 공급하지만,
정작 중요한 음식은 내가 우주와 접속되어있는 생명의 근원인 흐름이라는 걸 알아야 해!
난 소량의 음식만으로도 이 흐름만 원활하다면 유지될 수 있는 생명체라는 너에게 알려줄게?  너의  몸은 원자라는 최초의 에너지 덩어리에서 시작되었어. 에너지는 막히면
생명을 흐를 수가 없거든!  그러니 에너지를 흐르게 하려면 생각의 흐름을 늘 원활하게 해서
나에게 틈을 열어 주어야 해 그래야 나라는 세포들이 자연스레 일을 할 수가 있어.
나에게 모든 걸 맡긴다는 의미는 생각을 비우라는 의미와도 같아. 머릿속을 비워야지만
세포들이  각자의 힘을 갖고 자신들의 일을 할 수 있거든.... 난 몸이야!  난 늘 우주의 질서대로 움직여,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근데 넌 늘 오만가지 생각으로 길을 막고 나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어!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건 좋지만 생각이 고이지 말도록 하는 지혜를 스스로 깨달아야 해!
 네가 아무 생각 없이 있는 시간이 바로 내가 깨어나서 나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야! 그러니 항상 나에게 이런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거야!
이것이 자연의 질서이고 우주의 질서라는 거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내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또 안타까워하지 마 억울해하지도 마!
세상에는 이런 이갸기를 들어보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죽어간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자 이제  네가 할 일은 넌 날 믿고 마지막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면 되는 거야!
난 우주의 법칙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마지막까지 우리를 위해 할게! 그것이 너와 나의 존재의 이유야!
남자는 몸과의 대화가 끝나자 마음도 덩달아 홀가분 해졌다.
평생을 살았어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존재의 기쁨을 느꼈다.
자신이 남은 시간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아는 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짐을 싸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나머지 일은 몸이 알아서 할 테고 길 위에서 죽는다 해도
행복한 죽음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남자는  평생 가 보고 싶었던  곳으로 항했다.   "죽음을 기다리며 시간을 죽이는 것보다  시간을 만끽하면서 죽음을 기다리리라"
남자는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다가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들을 보며 사막 위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는다.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죽음에 늘 직면하는 나이가 가까우니
늘 몸에 변화에 예민해져요.
아침에 몸과의 대화로 또 한층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하지만 이 또한 노년으로 가는 새로움이라 여기고.
반가이  맞이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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