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이 품절되자 두통 환자가 늘었다!

직원 복지라는 이름의 양면성

by 에너지드링크

예전 병원 약국에서 근무할 때였다.

대부분 병원 약국은 지하에 있는데 이 먼 지하까지 의사 선생님 한분이 헐레벌떡 뛰어오셨다.


"타이레놀 있어요?"

"네? 여기는 입원환자 약만 조제하는데요. 약은 나가서 바깥 약국에서 사드셔야~~ "

"여긴 직원 약도 없어요?"


그때는 직원 약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회사 복지 차원에서 일반의약품(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을 주는 곳들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들었다.

그리고 새로 이직한 병원은 그런 곳 중 하나였다.

직원 약은 업무 중 아픈 직원의 응급 처치를 위한 몇몇 약들로 구성되어 있다. 해열진통제, 소화제, 설사약, 기침약, 콧물약 등.

직원 건강을 담당하는 부서가 약을 사서 보내주면 우리 부서는 약을 주면서 간단한 복약지도를 한다.

직원 약은 딱 3번 먹을 분량, 즉 하루치가 기본이다.

그리고 계속 아프면 병원 진료를 봐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원칙은 깨지라고 있는 것인지. 정말 아파 이는 분도 있지만, 상습적으로(?) 약국에 단골처럼 약을 타러 오는 직원분들도 있었다.

연속 3일째 약을 타러 오시는 분께는 "이제 병원 진료를 보셔야 할 것 같다"라고 권하기도 했지만, 사원증만 있으면 탈 수 있으니 오는 직원을 어찌 막겠는?

아무리 직원 복지라 해도 약값이 과하게 지출되자 결국은 회사 차원에서 새롭게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미리 당일에 약을 신청한 사람만 약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약국에 직원 약을 타러 오기 전에 등록하기'라는 과정이 하나 보태졌다는 것만으로도 약을 타가는 직원이 확 줄다.

꼭 아플 때는 약을 먹어야 하지만, 미리 약을 쟁여뒀던 것 같은 이 느낌 뭐지.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폭발적으로 직원 약을 타가는 사람이 증가했다.

두통, 생리통, 몸살.

모두 이유는 다양하지만 품목은 딱 하나. 타이레놀었다. 코로나 백신을 맞고 타이레놀을 먹으라는 정부의 친절한 (?) 안내 덕에 약국가에 타이레놀이 품절된 직후였다.

아직 회사에 직원 약으로 타이레놀이 있다는 소문이 것이 분명다.


타이레놀의 성분은 아세트 아미노펜. 이 성분의 오리지널약이 타이레놀이라 성분명이 같은 다른 약을 먹어도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원조 사랑은 쉬 식지 않다.


다양한 직원 복지 그리고 직원 약은 좋다. 하지만 과하게 남용되면 결국 반드시 제도는 축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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