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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Aug 20. 2021

불타는 열정 말고 따뜻한 끈기라면

자신 있는 한 가지.

올해 3월 출간 계약 , 고를 넘긴 지 몇 개월이 지났다.


계약까지과정을 산에  오르는 것에 비유하자면, 에게는 꽤 힘든 과정이었기에 터덜터덜 올라가  산 정상에 깃발을 꽂은 기분이었다.


"나도 책 낸다!!! " (산에서 "야호"하는 느낌으로)


하반기면 책이 나온다고 여러 지인들에게 말했는데

한 해의 반이 지나 보니 , 슬슬 책이 언제 나오는지  주위에서 묻는 횟수가 늘었다.


그 사이 나보다 계약을 늦게 한 다른 작가님들 하나 둘 책을 냈다.

각 출판사마다 출간 일정도 다르고 출간 계획도 다르지만 그것보다 내 마음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더니, 올해 안에만 내면 감사하다는 마음은 어디로 가고 슬슬 불안해지게 된 것이다.

초고를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무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같은 시기에 내가 야심 차게 준비한 강의도 모집인원이 미달되는가 하면,  집에서 신랑과의  의견 충돌 때문에 혼이 털리는 경험도 했다.

산으로  올라가는 일(출간 계약)은 너무나 힘들었지만, 산 정상을 내려오는 일은 다른 상황이 더해져 속도 붙은  바위처럼  쉽게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사실 나에게는 불타는 열정이 없다. 가끔 눈에 열정을 가득 담은 사람들을 만날 때, 솔직히 부담스럽다. 그들은 내가 없는 것을 가졌기에 왠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불타는 열정 없는 것은 내가 그만큼  뜨뜨 미지근하게 살았다는 것이다. 엇인가에 미친 듯이 빠졌던 적이 있는가 나를 돌아본다.


하지만 내가 잘하고 있고 자신 있는 한 가지는 분명히 있다.

그것이 내 마음속 돌덩어리가 지하까지 굴러가지 않게 막았다.


바로, 내가 만든 루틴을 끝없이 지속하고 반복하는 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긍정 확언을 하고, 명상, 필사를 하는 일, 틈틈이 독서하는 일, 한 줄이라도 글을 쓰려는 일, 만보를 걷기 위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일 등등~

힘들 때도 좋을 때도, 슬플 때도, 기쁠 때도 어김없이 했다.  자동 반사 시스템처럼.  그냥 그 일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일. 그 일들이 내 삶에 스며들었다.


어제 문득  필사했던 날들을 세어보니 오늘이  867일째다.

불타는 열정의 시기를 겪지 않았지만,  나 정도면 따뜻한 식지 않  "끈기 라면 " 도는 끓일 수 있겠다.


9월 ,  가제 [나를 바꾸는 일상의 루틴]이 출간된다.

이제 출간 후에는 마케팅이라는 더 큰 산이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내 루틴을 통해 무수한 점을 선으로, 선을 면으로 만들 것이다.

내가 자신 있는 한 가지가 끈기 있게 끝까지 하는 것이기에.



그림:글 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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