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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Aug 04. 2022

빨간 종이 줄까? 하얀 종이 줄까?

반갑거나, 반갑지 않거나.

1. 빨간 종이

온라인 강의로 유명한 클래스 101에 전자책을 팔고 있다. 이곳에서 전자책을 파는지 아는 사람 있나? 나야 팔고 있으니 전자책의 존재라도 알지만 다른 사람은 잘 모를 거다.

이곳에서 파는 전자책은 정말 올려만 둔 상태. 크몽이란 사이트에 비해 덜 나가니 신경을 거의 안 썼다.


 그러다가 우연히 오랜만에 이메일을 열어봤는데 클래스 101에서 전자책 작가들을 위해 카톡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자책 부분도 활성화시킬 거라는 전략이라나. 심지어 선착순 100명에게 선물을 준다고 해서 공짜를 좋아하는 아줌마 정신으로 카톡방에 입장해서 선물을 신청했다.

그렇게 신청만 하고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편함에  빨간 종이가~

제품 자체가 멋지다기 보단 왠지 전자책 작가를 챙겨주는 느낌이라서 좋았다. 마이너 전자책계의 반란, 두고 보자고!


2. 하얀 종이

7월 22일부터 아이의 방학 시작.

방학 동안 집에 혼자 있을 수 없으니 아침에는 휴센터라는 돌봄 센터에 가기로 한 첫날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아침 10시쯤 전화가 왔다. 아이가 열이 좀 나고 축 쳐지니 누군가 빨리 데려가는 게 낫겠다고.

친정엄마도 마침 약속이 있어서 근무 중이던 내가 점심시간에 잠시 데리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가 너무 기운이 없어 병원부터 들렀다 집에 데려다주려던 참이었다. 사실 그 전날도 숙제를 하자고 하니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내가 꾀병이라고 막 혼냈는데 갑자기 걱정이 되는 거다.

정말 배가 아프고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병원에도 어제 그런 일이 있었다니까 갑자기 의사 선생님 왈,


"요즘 코로나 유행인데 코로나 검사 한번 해보시죠? "

"저희 가족 모두 3월에 걸렸었는데요"

"요즘 재감염도 꽤 많거든요"


사실 나는 슈퍼 면역을 획득했다고 생각했고 당연히  그럴 리 없다며 아주 편한 마음으로 검사를 했다. 그런데..

큰아이가 또 코로나로 확진된 것이다!!  아니 말로만 듣던 재감염이 우리 아이라니.

그때부터 멘붕에 빠졌다. 아까 갔던 휴센터에 연락하고, 회사에 전화해서 아이 때문에 못 나갈 거 같다고 이야기하고, 아이 공부방이랑 여러 군데 전화 돌리고.  그리고 신랑과 둘째까지 걸릴 순 없으니 작은아이는 할머니 집에 맡기고, 신랑은 회사 쪽에 방을 얻으라 했다. 우리는 졸지에 이산가족이 되었다.


나는 회사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죄송함을 무릅쓰고 공동 격리를 하며 일주일간 아이를 돌봤다.  아이는 약 3일 동안은 열이 많이 나고 배가 아파 설사를 하더니 3일째 오후부터 살아났다. 지난번 코로나 때 딱 하루 열나고 내내 쌩쌩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 바이러스가 더 심각했다고나 할까.

둘이 생활했지만 철저하게 밥도 따로 먹게 하고 잠도 따로 자게 했다. 물론 중간에 혼자 자기 무섭다고 계속 일어나서 방을 나왔지만 이 더위에 마스크를 쓰고 자고 소독을 미친 듯이 했기에, 우리 집에 큰 아이만 코로나에 걸리고 다들 살아남았다.

처음에는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나 싶었지만  좋은 면도 있더라.

아이 둘 모두 나를 떨어져서 지낸 적이 없는데 첫째는 첫째대로 혼자 잠도 자봤고, 둘째는 할머니 집에서 어린이집도 다니며 나 없는 생활을 잘 견딘 것.

왠지 아이들이 한 뼘 더 큰 것 같다.


다들 코로나 조심해요 재감염이 있다더니 진짜로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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