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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Mar 23. 2023

당신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요?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

달력이 바뀐 지 오늘까지 81일.. 그런데 난 아직 2023년 현실에 적응이 힘들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아이들 출산 후 육아휴직을 했던 것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일을 쉬고 있다. 정말 바쁘게 직장 일을 하며 책도 쓰고, 브런치 글도 일주일에 한두 번씩 발행하고, 강의도 틈틈이 하고, 온라인 소모임인 인생번영회도 거의 매달 모집했던 나다.

그런데 요즘은 내 몸에서 뭔가 빠져나간 것 같다.

의욕이라는 이름의 램프가 있다면 그 램프의 나사가 하나 빠져서 불이 안 들어오는 상태라고나 할까?

여태 나를 움직였던 것은 뭘까?

왜 요즘 이렇게 기운이 빠지고 힘든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직장일을 하던 때와 비교하면 사실 지금이 더 바쁘다. 아무리 그래도 바쁜 틈틈이 이것저것 할 수 있었는데 지금과 회사 다닐 때는 뭐가 다를까?

직장에서는 직장 일 자체가 바빴을 뿐, 틈을 내서 독서를 하거나, 중간중간 글의 소재를 생각해 볼 시간 확보가 가능했다. 한마디로 직장에서 딴짓을 틈틈이 했다는 것

(이 글을 직장 상사님이 싫어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다가 보니 연속적인 시간의 확보가 불가능하다. 두 명의 아이와 함께 하는 찐 육아란, 한 명을 데리고 왔다가 미술 수업을 하고 나면, 다른 한 명이 피아노갈 시간. 혹은 한 명이 오는 시간과 다른 한 명이 오는 시간 사이가 30여분이라 뭔가를 하기도 애매한 시간이 더 많다.

거기다가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둘째는 끊임없이 나의 관심과 사랑을 요구한다. 잠시의 내 시간, 심지어 생각하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분명 휴직 때 아이들 잘 돌보고 내 할 일 더 하고 싶다고 호기롭게 휴직계를 냈다. 심지어 친한 동료들에게  "난 복직 안 할 거야"라고 이야기까지 했는데 지금의 나는 멈춰버린 시간 속에 서 있는 듯.


의욕이 없으니 글도 쓰기 싫고, 만사가 귀찮고, 또 혼자 좌절하고 힘이 빠지는 나날들의 연속이다.

이것저것 가능했던, 나를 움직이는 힘은 결국 '직장인 신분'이었을까?  오늘도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 스친다.

프랑스가 배출한 위대한 작가였던 오노레 드 발자크는 평생 빚을 갚기 위해 20년간 어마무시한 양의 장편, 단편, 중편, 희극등을 써냈다고 한다.

심지어 빚 갚는 기술이란 책까지 썼다.

피하려고 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를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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