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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Jul 17. 2024

하늘에서 내려준 아우디

덕분에 무사히 왔습니다.

어제, 강의 후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폭우가 쏟아졌다.

와이퍼를 아무리 빠르게 해도 앞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가 고속도로에서 계속되는데 이 상태로 계속 운전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운전 초보시절에도 파주를 다녀오는데 장대비가 내렸다.

그땐 정말 초보라서 비가 오는데 운전하는 게 너무 무서웠다.

이제는 운전을 오래 해서 무섭지는 않았지만 고속도로라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

앞에 차부터 비상등을 켜고 달리기 시작해 고속도로에 있는 모두가 깜빡이를 켜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

아마 나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앞에 차의 깜빡이를 보고 뒤꽁무니를 따라가는 형국이었다고나 할까.

진짜로 내가 길을 보는 게 아니라 앞 차 불빛에 의지해 도로를 달리는 상황.

비가 워낙 많이 오니 신기하게도 추월차선 쪽에는 한대도 안 달리고 주행차선으로 피난 행렬처럼 차들이 줄을 섰다.

나는 주행차선을 달리고 있었는데 내 앞차가 초보인지 흐름이라는 게 있는데 자꾸 브레이크를 밟으니 뒤에서 나까지 조마조마했다. 그냥 천천히 달리면 되는데 자꾸 브레이크를 밟으니 나까지 덩달아 마음이 불안해지더라는..


그때 어디선가 나의 마음을 읽은 듯 추월차선에 차 한 대가 나타났다.

깜빡이를 켜고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달려온 아우디 한대..

나는 차선을 변경해 그 차의 깜빡이를 따라가며 폭우가 쏟아지는 고속도로를 편하게 운전하며 달렸다. 웃기는 이야기 같지만 정말  나를 가이드해 주려고 하늘에서 내려준 가이드차량 느낌?

드디어 비도 잦아들고 폭우가 다시 가랑비로 변할 때쯤 그 차는 고속도로 휴게소로 유유히 들어가더라는.


누구신지 이름도 모르고 알 수도 없지만 어제 양양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나타나 폭우를 뚫고 가게 도와주신 아우디 차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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