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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Nov 05. 2020

어느 정리 병자의 예언~

잊을만하면 제가 떠오를 겁니다.

내 첫 직장생활 애증의 연속이었다.


무수히 깨지고  인격이 갈렸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직장인으로 살면서 재밌는 추억많았고 사람들이 좋았다.

부서 막내로 보낸  2년의 시간 후 퇴사했지만 워낙 사람을 좋아서 부서에 계시던 분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다.

에는 끔 날 힘들게 했던 대표님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

일터 밖에서는 좋은 분이시기에  인연이 이어지나 보다.


그곳을 나온 지 17년.  최근에은퇴한 대표님댁  집들이도 다녀고, 그분을 주축으로 한 OB모임(old boy: 퇴사자 모임)에 얼결에 합류하게 되었다.

거기 단체 카톡방에  초대되어 다들 인사를 나누다 보니  날 아는 체하는 분 발견.

그런데 그분 카톡  보는 순간 ~~ 헉!

평소  자료 정리를 좋아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파일을  잘 만들긴 했는데, 도대체 난 무엇을 남긴 것인가?

'네이버만큼  영향력 있는 ~'이라는 말이 왠지 블랙리스트 같은 건가 의심스럽다.

문제는, 내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절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하아~~

심지어  4년 다니고 나온 직장도 퇴사한 지  8년이 지났건만 재작년에 이런 문자를 받았다. 이렇게 갑자기 한 번씩 나의 흔적이 발견된단다.

유물 발견 순간!



지금 회사에도  계속 '염파일' 생성 중인 나~  뭔가 그냥 둬도 될 것 같은데 꼭 파일로 만드는 나란 여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혼자 이러는 걸 보면, 난 정리병이 있는 게 확실하다.

(이 병은 회사에서만 발동된다. 집은....  절대 오지 마라!)


이 직장을 언제까지 다닐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만든 파일도 엄청 많으니  분명 그 언젠가 이런 문자를 또 받겠지^^


"유물 발견. 염 파일이 여기 있네요"


같이 일하는 이들이여 기억해라. 잊을만하면 내가 떠오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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