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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Feb 03. 2021

어린이집 선생님의 인권 보호합시다.

사랑으로 봐주시는 선생님들께 이건 아니잖아요

어제는 둘째가 다니는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5명 이상 집합 금지에 따라 소수 인원별로 다음 올라갈 반, 담임 선생님을 소개받고 작년 한 해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경과 보고가 있었다.


나는 큰  아이도 이 어린이집에 다녀서 번 해까지  7째 이곳에 보냈는데 이번 해의 오리엔테이션은 여느 때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작년 한 해 코로나의 여파로 재원생은 물론 신입생도  대폭 줄었다.  큰 아이가 이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만 해도 2대 1의 경쟁률이라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며 대기 3번으로 지내다가  운 좋게 그해 5월에 입소했다.

확실히 저출산인지 지금은 지원하면 다 뽑힌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 둘째보다 한 살 많은 반은  한 반  15명 정원에 8명 다니고 있다.


이 어린이집은 7세까지 다닐 수 있어 형제, 남매가 많았다. 하지만  저출산 문화 때문인지 아이 한 명인  집도 많아졌고,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집 등원을 하지 않고  그냥 엄마가 데리고 있는 경우 늘었다고 한다.

실제 이번  영아반3반이었다가 2반으로 축소  운영한다.

하지만 맞벌이인 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코로나가 심할 때에도 긴급 보육으로 아이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 어린이집의 존재는,  그저 데리고만 있어줘도 고마운 곳,  내 아이만 나도 가끔 힘든데 온종일 돌보는 대단하신 분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요즘 보내는 엄마들 어린이집이나 어린이집 교사을  다르게 해석하는 듯하다.


원장 선생님은 어린이집은  가정에서  배우고, 가정과 연계해서 보육하는 곳이라고 강조하셨다.  하지만 가정에서 안 되는 것을 어린이집에 맡겨서 해결하려는 분들 은근히 많다고.

 작년 1년간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마음고생이 어느 때보다 심했다면서 예시를 든 사례들은 어떤 오리엔테이션 때도 들어보지 못한 들이었다.

[사례 1]3세 반 엄마 이른  아침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집 등원했다. 아이를 짐처럼 들고 와 하시는 말씀이 아이가 똥을 쌌는데  똥 싼 기저귀 갈 줄 모르니 갈아 달라고 당당히 요청했다고.

알고 보이 엄마는 그때까지 아이 똥 기저귀를 한 번도 갈아본 적이 없다고 했단다.  평일 주말은 늘 신랑이 똥 기저귀 전담이라 비위 약한 그분은 자기 아들  응가 기저귀를 안 갈았다고! 아무리 그래도 똥 싼 아이를 데리고 와서 맡기고 가면 어린이집 선생님 보고 기저귀를 갈라는 건 무슨 경우?


[사례 2]이 아이 엄는 평소 담임  선생님을 음에 안 들어했단다. 엄마가 아이랑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한 건지 아이가 잘못한 것을  선생님이 야단치 아이가 선생님께..


"우리 엄마가 선생님보다 힘 세요."

"엄마가 선생님 잘리게 할 수 있대요 나는 다른데 가면 그만이에요"


엄마는 린이집 선생님을 무시하는  발언을 자주 했던 것 같다. 엄마도 무섭고 요 녀석무섭다! 너 커서 뭐가 되려고?

[사례 3] 어린이집에  작은 이슈가 있었는데 이건  어린이집 차원의 문제가 아니 지역에서 해결할 문제였다.  그런데 화가 난 엄마는 담임 선생님께 이렇게 말했다 한다.


" 선생님, 솔직히  우리가 애들을 보내 월급이라도 받고 밥벌이되는 거 아니에요? 이것 때문에 우리가  애들 빼면 어쩌려고  "


코로나 장기화로 직업을 잃은 분도 많고 어떤 일이든 고객(나에게는 환자들,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왕이라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어린이집은 내 아이를  돌봐주는 곳이다.


 끔 어린이집 학대 같은 무서운 소식도 들리지만 그건 극히 일부고  내 자식을 봐주는 고마운 곳이지 않나?

그렇다면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좀 더 존경을 보내자. 혹 존경이 안된다면 애 앞에서 욕은 하지 말고 당당히 딴 데로 옮겨라.

 어린이집 어딜 보내도 불만이 많다고? 혹시 스스로가  어린이집에 과한 기대를 가진건 아닌지 돌아봐라. 어린이집의 주목적은 돌봄이다!


선생님들도 다른 집 귀한 자식이다. 제발 갑질 그만길. 더 많은 사례를 들었고, 할 말은 많지만 참는다.


*그림출처:글 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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