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너지드링크 Feb 08. 2021

이웃의 유치원생! 알고 보면 내  동료?

그녀가 크면 당신이랑 같이 일할지도 몰라요.

직장 동료들이 점심 식사 후 휴게실에 모였다.


남자 직원 하나  없는 내 직장의 점심 식사 후 풍경은 딱  찜질방  수다 모임  분위기다.

 원래 삼삼 오오 모여 외식 후 산책을 하던 시절도 있었.

하지만 지금은 춥기도 하고, 한층 강화된 코로나 지침 덕에  간단히 구내식당 식사가 일상화되어 더 갈 곳이 없어졌다.


이곳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다. 아이가 있는 사람들의 아이 교육 문제에서부터, 우리가 먹는 영양제 이야기까지.

실제  약사들끼리 모여 어떤 성분이 더 효과가 좋다는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어떤 유산균이 더 좋다더라, 그건 효과가 없다는 등.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경력이나 나이가 다르다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갑자기   서로 세대 다르다는 사실을 확실히 느낄 때가 있다.


나는 고백하자면 '국민체조'세대다.  그 특유의 전주만 들어도 몸이 저절로 직인다. 

초등학교 학생 때부터 얼마나 많이 들었던 음악과 율동인가?

(가끔 아는 노래에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걸 보면 잠재의식이 무섭다 ^^)


국민체조 8비트

그런데, 30대 초반 약사들은 나랑 배운 체조가 다르다!

그 이름도 생소한  새천년 건강체조!

다음 사전에서 정의 내린 문구 따르면 , '쉽고 운동의 효과도 큰'이라고 쓰여있다. 당연히 나는 '쉽고'만 읽고, 쉬운 줄 알고 따라 해 보았다. 


새천년 건강체조

국민 체육 진흥 공단이 1999년에 현대인의 생활방식에 맞추어 만든 건강 체조.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우리나라 고유의 가락과 몸동작을 활용하여 만들었으며, 따라 하기 쉽고 운동의 효과도 큰 체조이다.
-다음 사전-


아악~~ 따라 하다가 죽을 뻔했다. 시작은 천천히 하다가 서서히 속도를 올리고,  발차기까지 나오는데 나는 너무 어려웠다. 아무래도 나는 국민체조 세대가 맞나 보다. 


이런 사소한 학교 때 배운 운동  이야기가 나오  결국 진실을 깨닫는다!


나와 가장 나이 차이가 있는 약사는 내가 대학교 1학년생 일 때 유치원생이었다!

왠지 지나가는 초등학생도 느낌이 달라졌다. 저 아이가 크면 나랑 같이  일할 수도  있는 건가?

이런 세월의 무상함이여 ㅜㅜ


  말이  잘 통할 때도 있지만  말이 안 통할 도 있는 은,  각자  살아온 시대와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리라.


지금부터라도 내 이웃의 유치원생이라도 잘 대해 줘야겠다.  ㅎㅎ

자자, 주위를 둘러봐라. 지나가는 유치원생  코 판다고 함부로 놀리지 마라.  나중에 같이 일하다가 내가 틀렸다고 지적하는 신입사원의 모습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내 동료가 될지도 모르는 그녀, 혹은 그를 위해 축복을 빌어주자^^

그 아이가 더 커서 나와 같이 일한다면 그때는  좀 더 나은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물론  그 아이가 자랐을 땐 시간과 경제의 자유를 누리며 멘토 역할로 그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문득 나이 든다는 것이 조금 슬퍼지다가도,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보낸다.

 나 아직 안 죽었어 ~~ 다 덤벼(사실 직장에서 가장 철없는 행동은 내가 다 하는 듯)

 












작가의 이전글 어린이집 선생님의 인권 보호합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