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너지드링크 Jan 29. 2021

선물도 작전이 필요한가요?

저 물욕 있는 여자예요♡

지난주에  내 생일 있었다.


어떤 해보다 많은 축하와 인사를 받았다.  딱 일 년 전과 비교해도, 확실히 아는 사람도 늘어났고  내 활동의 폭도 넓어졌다.

책 좋아한다고 도서 교환권도 보내주시고,  향기 좋은 디퓨저, 립밤, 커피, 피자, 케이크까지!

 거기다 일부러 만나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좋은 이야기까지 해준 사랑스러운 언니들을 만 덕분에  더 행복했다.

꼭 물건이 아니더라도 축하의 인사를 건네준 모든 분들 덕분에  랑받는 느낌이 무엇인지 찐하게 느낀 시간이었다.


학생일 때는 친정엄마가 끓여주는 미역국과 가족과의 식사만으로도 나름 충만했다. 더 커서는 친구를 넓게 사귀는 성격이 아니라서 두세 명과 조촐히 보냈다.

결혼을 하고 나니 신랑 집안 가풍은 생일은 챙않는 것이라며 우리 집처럼 생일에 다 같이 식사하는 문화를 특이하게 여겼다.

그래도 신랑 협조(?) 친정식구와 생일 저녁 식사는  연례행사로 치를 수 있었다.

 신랑은 내 생일선물은 챙겨주지 않을 것이며, 나를  낳아주셔서 고맙다는 의미로  친정엄마에게 금일봉을 드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공식적인 내 생일 선물은 없었다.

이번해에는 나도 왠지 신랑에게 생일 선물을 받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나를 챙겨 주는데 곁에 있는 신랑이 한 번도 생일 선물을 안 챙겨주다니!

 아이는 편지. 작은 아이는 뽀뽀를 선물로 해줬다. 이제 남은 것은 신랑!


"나 생일 선물 한 번만 주면 안 돼?"

"선물은 없다니까."


큰 아이를 몰래 불러 아빠한테  '엄마 선물 좀 사달라'라고 이야기해보라고 슬쩍 등을 떠밀었다.


"아빠 너무해~엄마 선물 좀 사줘. 응? 응?"


그분은 대답 없음 ㅜㅜ

그날 저녁,  역시나 빈손으로  온 신랑에게 살짝 배신감을 느끼려던 찰나, 딸이 뭘 들고 온다.


"이거 아빠가 엄마 주래~"

나도 드디어 혼 십 년 만에 남편에게 생일 선물 받았다!!!


아이들을 이용해서 작전을 쓰긴 했지만  잘 조해  줘서 고마워♡

선물보다 마음이 중요하다지만 십 년쯤  물건 없이  생일을 지내고 보니  나에겐 물건도 중요하다는 거ㅋ 그 물건에 당신의 마음을 담아주오 ♡


이 자리를 빌려 축하를 보내준 분들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해요.^^





작가의 이전글 몸이 열개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