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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드링크 Jan 25. 2021

몸이 열개라면!

외계인이거나 오징어 라면?

우리 둘째는 오징어나 문어를 너무 좋아한다.  


책도 문어 혹은 오징어 책, 바다 생물책을 원한다.

이 취향은 만지는 것에서 시작해 먹는 것까지 이어진다.

(대범하게 잡은 이 문어는 우리 뱃속으로!)

문어는 다리가 여덟 개고 심장이 세 개이며, 오징어는 다리가 열개라는 상식도 이 녀석이 알려주었다.


나는 가끔 내 몸도 열개면 좋겠다.


1번 몸은 빈둥거리는 유유자적 몸. 나도 침대에서 하루 종일 뒹굴거리고 싶다. 일 안 해도 돈 걱정 없는 몸 (유후~)


2번 몸은 살림 최고 몸. 집안 정리, 청소, 식사까지 완벽하게 준비한다.


3번 몸은 육아 짱짱 몸. 육아가 세상에서 제일 쉬웠어요.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본다.


4번 몸은 근육 탱탱몸. 아무리 아이들과 같이 놀아도 지치지 않고 체력짱.


5번 몸은 열정 일 잘해 몸. 같이 일하고 은 사람, 일 잘하는 프로 일잘러.


6번 몸은 효녀 몸.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 모두에게 잘하는 몸.


7번 몸은 사랑 사랑 몸.  아이들 핑계로 데이트 소홀했던 신랑과 원 없이 놀아주기^^


8번 몸은 작가 몸. 책 읽고 글 쓰며 행복을 느낀다.


9번 몸은 강의로 사랑을 전하는 몸. 전국구 강의하며 지상파. 케이블. 유튜브 섭렵~


10번 몸은 명상의 몸. 완벽한 자유인. 늘 마음이 평온하다.

하지만 현실은!

집에서는 어지르는 아이들 덕분에 집안은 엉망. 가끔 소리도 지르고 일하다가 실수에,  부모님 안부전화도 쉽지 않다.


몸이 열개면 다 할 수 있겠지만, 각각 하나씩만 잘하는 그들은 과연 완벽할까?

나의  욕망들은 언제나 내 불완전함 속에서 비롯된다. 다 잘하고 싶지만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하기에 이런 상상을 한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씩  부족한 점을 채우려고 작은 시도들을 한다.

비록 몸은 열개가 아니지만 그 작은 부분들이 모여 나로 사는 재미를 만들기에,  오늘 조금 더라도 고! 를 외친다.


하나의 몸으로도 잘 살고 있다. 조금씩 시도하고 힘내면서! 그러니 스스로 응원하자!

몸 하나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당신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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