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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인간보단 성장하는 인간
오랜만에 티브이를 보다가~
by
에너지드링크
Feb 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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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
면
쏜다!
이 프로그램은 <뭉치면 찬다> 후속 방송이라고 하는데 나는 며칠 전 TV
를
통해 처음 보았다.
이동국이나 안정환 같은 축구 선수, 체조 선수였던 여홍철 등
한때 그 분야의 에이스들이 뜬금없이 농구를 한다.
왕년에 국가 대표로 활동하며 국민 영웅 대접을 받던 사람들이, 자기 분야가 아닌 곳에서 망가지고 구르는 모습이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한다.
문득 이 프로그램을 보다가 떠오른 건, 본인
에
게
맞는 자리에 있어야 그 사람이 가장 빛난다는 것.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아는 안정환, 이동국 선수는 축구를 할 때 누구보다 빛났다.
그러니 그들이 축구판이 아닌 농구판에서
보여주는 허당 미 가득
한
모습
이
웃음 포인트였다. 물론 다들 운동선수들이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그들이 조금씩 더 연습하면서 발전하는 모습
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문득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본다.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할 때나, 약국에서 조제 기계처럼 일할 때에 비해선 지금 자리인 병원에서 일하는 게 나에게는 더 맞다고 느낀다.
적재적소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려면 그 일에 적합한 기술과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나는 기술은 갖추었지만 이 자리에서 빛나 본 적은 없다. 아마 내가 일을 하면서 느꼈던 근원적인 슬픔은
빛
나는 에이스였던 적이 없어서였을까?
그러한 의문을 품고, 살짝 슬퍼지려 하던 주말에 가족과 <소울>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역시나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내가 꼭 '무엇이 되고', '무엇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일상 자체가 사실은
우
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
나는 나란 존재 자체로 잘 살아왔으니 빛나지 않
았
어도 슬퍼하지 않으련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난 그저 내 삶을 묵묵히 살고 있을 뿐이
지
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위로를 받았다.
<뭉치면 쏜다> 속 선수들은 자신들이 몸 담았던 분야와 비록 다른 분야이긴 하지만 분명히 더 나아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스포츠로 다져진 근육
과
감각이 있기 때문이
다
.
그들도 그냥 지금 앞에 놓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단지 무대가 있고 조명이 있는 곳에서.
왕년에 어떤 사람이었든지 간에 다른 판에서도 그들은 분명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
리
라.
나는 이 일터에서 빛나고 있지 않지만 다른 판에서도 열심히 뛰어보기 위해 오늘도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본다.
강의도 준비하고, 글도 쓰면서.
참 남들이 볼 때 허튼짓이라 여길만한 여러 가지를 혼자서 조용히
하고 있다.
누군가를 '빛나는 인간'이 아니라고 욕하지 마라, 그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성장
하
며 삶을 살아내는 중이다.
나는 '빛나는 인간'보다는 '성장하는 인간'으로 내 삶을 살아가련다.
사진: 네이버
사
진 및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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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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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계약직,정규직, 파견근무, 회사원, 전문직 두루두루 경험하고 있는 직업 체험인. 현재 병원 근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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