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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육부장 Dec 20. 2023

골프선수 매니지먼트를 하다가 빠지기 쉬운 착각

2023년 4월 30일에 썼습니다. 


1. 

잘 정리되지 않은 생각인데 급히 적어 본다. 며칠 전에 갑자기 떠올랐는데 머릿속에 가지고 있기에는 아쉬워서 오늘 KLPGA 챔피언십 출장을 끝내고 급히 적는 글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골프 선수 매니지먼트'라는 일의 업무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하다. (계약, 스케쥴링, 홍보, 기타 등등등)

2. 

좋게 말하면, '종합예술'이고 좀 다르게 이야기하면 주민센터 '민원인 상담' 과 같은 여러 가지 일들을 한다. 기술 코치, 웨이트, 멘탈, 캐디 (심지어 캐디까지 하는 분들도 계시다.) 등 아주 전문적인 부분을 제외한 영역을 제외하고 선수와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일들을 처리한다. 

3. 

어쨌든 어떤 이유로든 어떤 일을 하면, 그 결과가 나온다. 그 결과가 좋아서 큰 고민거리가 해결되고, 혹은 선수의 성적이 좋아지는 등 선수의 상황이 긍정적으로 개선된다. 그러면 선수도 담당자를 더 신뢰하고 담당자도 그런 선수의 피드백에 뿌듯해한다.


4. 

그런 시간들이 자주 발생하고, 또 오래되면. 내가 무언가 된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내가 했기 때문에 선수가 잘 된 것 같고, 좋은 결과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나의 공을 인정 받고 싶고, 또 나를 드러내고 싶고 무엇보다 선수가 나를 콕 집어서 언급을 해줬으면 할 때도 있다. 

5. 

그런데 대부분은 내 생각과 다르고 또 틀렸다. '내'가 해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했어도 되었을 일들이 있다. '나'만 한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도 노력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 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아니라 '선수'가 제일 노력한 결과라는 것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    

6. 

비단 골프 선수만은 아니고, 아마 다른 종목 선수들의 일을 하는 담당자라도 참고하면 좋은 내용일 것이다. 내가 갑자기 이런 글을 적는 것은, 그냥 내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라 적는 글이다. 이미 이 일을 10년을 넘게 했는데, 아직도 깨달음의 연속이다. 

+

음... 이번주에 또 하나 느낀 것 중 하나인데, 현장에 나오는 매니지먼트 실무 담당자 중 내가 나이가 제일 많더라.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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