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마침 꿀복이가 골프장에 가고 싶다고 해서 온 가족이 출동했다. 어제 우리 회사의 손예빈프로가 선두와 3타 차라 나름 꿀복이가 승리 요정이 되길 바라면서 대회장에 갔다.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생각보다 추웠던 바람에 꿀복이가 오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예상했던데로 다람쥐와 꿀복이는 잠깐 골프장에 있다가 결국 근처에 지인 가족이 있는 키즈카페로 갔다. 그리고 나의 일이 다시 시작됐다. 예빈프로가 이전까지 약속의 홀이었던 7, 8, 9번홀에서 단 하나의 버디도 잡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10번 홀부터 연속 3개의 버디를 잡으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그렇게 기대를 놓지않고 중계를 보면서 현장에서 다른 선수들의 업무도 같이 봤다. 그런데 한 시청자가 채팅으로 이렇게 이야기하더라. "무명선수가 좋아... 응원해야지.. 선예빈ㅋ" 우리의예빈프로에게 무명선수라고 한 게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성도 '선'으로 바꿔 말하다니. 그래서 기억해 두려고 캡처를 했다.
하지만 또 잠시 생각해 보니 진짜 골프 팬이 아니라면, 모를 수 있겠더라. 뭐 아주 임팩트 있게 지난 시즌을 보낸 것은 아니니깐. 시상식을 함께 기다리며 예빈프로에게 이 이야기를 해줬다. 그랬더니 오늘 경기 중에 같은 조였던 다른 선수들의 이름은 정확히 부르고 자신에게는 "한진선, 파이팅!"이라고 외쳤던 갤러리가 있었단다.
어쨌든 예빈프로는 오늘 -3(토탈 -9)를 기록하며 공동 2위의 성적으로 KLPGA 챔피언십을 마쳤다. 정말 너무 잘했다고, 또 수고했다고 이야기했다. 마인드 세팅도 잘 되어 있어 앞으로가 너무 기대된다. 오늘 2위로 획득한 상금이 123,500,000원으로 지난 베트남대회의 상금과 합치면, 총 136,763,182원이고 상금 순위는 현재 12위다.
작년 2022 시즌의 총 획득 상금이 139,284,764원으로 62위를 기록하며 시드순위전에 다녀왔었다. 오늘 결과로 작년의 총액과 비슷한 획득 상금이 된 것이다. 이제는 훨씬 더 편안하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잘할지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의 손예빈은 무명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닐 것이다. 조만간 세상이 알아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