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에이전트 전문성 핵심 코어 '연결'
이 글은 유명 스포츠 선수 에이전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때만 되면 나오는 스포츠 에이전트 전문성 실체에 관한 이야기다. 스포츠 에이전트에서 필요한 전문성 실체는 무엇일까?
스포츠 에이전트 자질로 대게 아래 5가지 정도가 거론된다. 1. 전문적 지식, 2. 외국어 능력, 3. 법률적 지식, 4. 언론관계, 5. 영업능력 이다.
먼저 전문적 지식을 살펴보자. 전문적 지식은 에이전트가 해당 종목에 대해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여부다. 이 항목에 있어서는 선수 경력이 있는 자가 유리하다. 선수가 가진 고충을 가장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 경력이 있는 에이전트는 선수와 쉽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해당 종목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선수가 에이전트를 조력자로서 신뢰감을 쌓는데 필수적 요소다.
다음으로 외국어 능력이다. 자신이 관리하는 선수가 해외로 진출할 타이밍에 필요한 자질이다. 국내 경우 여자골프선수(KLPGA)가 해외 무대(LPGA)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가 해외로 진출할 경우 여러가지 현지 사정을 잘 파악해야 하는데 언어장벽을 극복하지 못하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례로 일치 감치 PGA무대로 진출한 최경주 프로 경우 티타임을 이해하지 못해서 곤욕을 치뤘다. 참고로 티 타임은 Tee-off 타임 줄임 말로 출발 시간을 이야기 한다.
다음으로 법률적 지식이 있다. 스포츠 에이전시 업계에서 슈퍼 에이전트로 인정받는 두 거목이 있다. IMG창시자인 마크 맥코맥(1930~2003)과 스캇 보라스(1952~)다. 이 둘의 공통점은 법학을 전공했다는 점이다. 2018년 사상 처음으로 행해진 프로야구 에이전트 합격자도 45%가 변호사로 스포츠 에이전트에서 법률적 지식은 중요하다.
언론관계 관리는 미디어 업계 종사자나 PR/홍보 업계 종사자들에게 유리하다. 특정인에 대한 일 거수 일 투족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현대 사회에서 선수 이미지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대중들의 평판은 곧 기업 선호도로 이어진다. 언론 관계가 중요해 지는 시점은 각종 스캔들(약물복용, 성추문, 폭행, 음주운전 등)이 터졌을 때이다.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스포츠 스타 이미지와 평판이 결정되기 때문에 위기관리 능력 역시 스포츠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마지막으로 영업능력이다. 실상 영업(sales)은 실무 에이전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영업은 스폰서에게 선수를 판매하는 행위다. 선수나 에이전트사 모두 결국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영업 능력은 해당 종목에 대한 전문적 지식, 외국어 능력, 법률적 지식, 언론관계 자질보다 훨씬 중요하다. 영업 인프라 확보는 단기간에 형성되기 힘들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이상으로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자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전문성 이야기는 대게 이 범주 내에서 다뤄진다.
그런데 국내 에이전트에 관한 논란 중 늘 등장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바로 국내 에이전트에 대한 '전문성' 논란이다. 먼저 용어부터 바로 잡고 가겠다. 에이전트라는 용어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일상화된 용어다. 해외는 IMG, CAA와 같은 대형 에이전시(agency)에서 많은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참고로 2015년 포브스는 전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에이전시 47개를 선정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에이전시인 CAA는 선수 계약 규모만 약 64억달러에 육박한다. 박찬호, 추신수, 류현진 에이전시로 유명한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17억 달러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에이전시로 알려진 제스티푸트는 1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이끌어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통상적으로 에이전트(agent)라는 용어를 사용 한다. 반면 국내 스포츠 마케팅 회사는 에이전시보다 매니지먼트사(management)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국내 매니지먼트사에 속한 이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매니저(manager)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에이전시와 매니저가 하는 일은 다를까?
이 부분에서 많은 언론사와 관계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 마치 에이전시와 매니저 업무가 나눠져 있다는 식의 인식이다. 예를 들면 에이전시는 스폰서 계약을 주로 담당하고 매니저는 선수 관련 제반 사항을 담당한다는 식이다. 이들은 에이전시라는 직함을 쓰고 있는 해외 스포츠 마케팅 사는 전문성 있고 매니저라는 직함을 쓰고 있는 국내 스포츠 마케팅 사는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제를 '참'으로 가정한다. 아마 산업적으로 국내보다 해외가 스포츠 산업이 더 발달했기 때문에 국내 에이전트사가 해외 에이전트사보다 더 전문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을 것이라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마크 맥코맥과 스캇 보라스와 같은 슈퍼 에이전트가 법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를 근거로 법적 지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법에 대한 지식과 이해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은 법적 전문성을 인정받는 변호사 출신 에이전트가 선수 관리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역시 약하다는 점이다. 적어도 필자 주변에 법학도가 선수 매니지먼트로 선호된다 던지 법적 지식을 활용해 대형 계약을 수주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설령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는 법률적 자문을 통해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분업화된 현대 사회에서 법률적 지식 여부는 에이전트 자질에 치명적인 결함이 되지 않는다. 외부 자원을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점차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데 심리치료, 물리치료, 운동능력향상, 자산관리 등이 그 대상이다. 물론 기업 역량이 허락한다면 위와 같은 분야를 사업화하기도 한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인 스포티즌은 2016년 근 신경 자극을 통한 운동 능력 향상을 골자로 하는 스포츠 퍼포먼스 트레이닝 센터 엑시온(XION)을 런칭해 운영 중이다.
주로 프로 스포츠 선수들 운동능력 향상과 재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 영역을 선수 세일즈에서 스포츠 퍼포먼스 쪽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구조적으로 국내 스포츠 에이전트 역시 IMG와 같은 서비스를 클라이언트(선수)에게 제공하고 있다. 다만 산업 구조가 취약한 국내 스포츠 산업을 감안했을 때 아웃 소싱(outsourcing)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적어도 선수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는 해외 에이전시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니즈(Needs)가 초 세분화 되면서 위와 같은 서비스 역시 충분한 건 아니다. 시간이 흐르고 산업이 발전할 수록 선수들이 에이전트에게 기대하는 서비스 항목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
결국 에이전트 전문성 핵심은 '연결'이다.
내가 할 수 있는것과 할 수 없는 것을 판단하고 어떻게 하면 클라이언트가 더 큰 만족과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에이전트 자질을 판단하는 최우선 조건이 되야 한다. 미국의 경우 경제 규모가 커지고 스포츠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에이전트 업계에 다양한 배경과 여러 가지 직업 군을 가진 사람들이 선수 관리를 대행하기 위해 전문적인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에 따른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조직도 갖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매니지먼트사가 다른 회사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아이템인 인소싱(insourcing)과 아웃소싱(outsourcing)사이에 균형 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