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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민 Mar 19. 2020

15년차 프레젠터 본 마이클 조던의 코비 추모 연설

미국프로농구(NBA)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2월 2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지난달 헬리콥터 사고로 숨진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와 그의 딸 지아나를 추모하는 연설을 했다. 연설은 약 11분 동안 진행되었다.


프레젠터로서 마이클 조던 연설을 지켜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여러모로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다. 연사로써 마이클 조던은 첫째, 침묵을 효과적인 타이밍에 잘 활용하고, 둘째, 무거운 분위기에서도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았으며 셋째, 개인적인 이야기를 추모사 전반에 녹여 조던 만이 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추모사를 만들었다.


마이클 조던 추모사 속에는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추모사를 듣는 대중들은 듣는 내내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조던의 추모사에 공감을 표했다. 추모사 중간 중간에 감정이 격해진 탓에 말끝이 흐려지는 장면이 종종 눈에 띄었지만 이러한 장면은 오히려 코비에 대한 조던의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장면으로 추모사를 듣고 있는 대중들의 공감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 마이클 조던 추모사는 "I have a dream"을 외친 마틴 루터 킹의 워싱턴 연설이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로 유명한 에이브러함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Stay Hungry, Stay Foolish."로 연설을 마친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연설과 같은 세계적인 명연설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조던의 코비 추모사 역시 연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아래 조던 추모사를 정리해 보았다. 참고 영상과 함께 비교해서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S9qSop-zAE

00:00~ 00:35 사회자 소개

마이클 조던 무대 등단하고 추모사 꺼냄.


00:35 ~00:55 오프닝 인사말

"굿모닝이라 말하고 싶은데 오후네요."라며 가벼운 인사로 시작함.


00:55 ~ 01:23 추모사 시작

우리가 여기에 모인 이유 설명. 시작부터 눈물이 흐르고 떨리는 목소리를 통해 추모사에 대한 진심을 느낌.


01:23 ~ 02:00 추모사 본문

코비는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는 멘트 뒤 짧은 침묵. 관중들이 충분히 박수를 끝낸 뒤 코비와 얽힌 사적인 이야기 시작. "코비는 저의 소중한 친구이자 동생 같았어요."라는 말을 할 때 추모사(종이)를 보지 않고 대중들에게 시선을 줌.


02:00 ~ 02:48

이제부터 코비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다라는 멘트 뒤 짧은 침묵. 두번째 짧은 침묵 후 자신과 코비의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 함. 조던과 코비 둘다 형, 누나, 남동생, 여동생 등 많은 가족이 있었다며 그들 모두 사랑에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


02:48 ~ 04:34

조던과 코비 사이 사적인 이야기를 이어감. 특히, 밤 11시30분, 2시30분, 새벽3시에 전화나 문자한 이야기 공개. 평소 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갈 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유도. 포스트업 움직임, 발 놀림, 트라이앵글 등을 이야기 했는데 조던 얼굴 표정에서 마치 그 순간이 생생히 기억나는 것처럼 싱긋이 웃음. 그리고 솔직히 성 가셨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관중들 웃음. 이후, 코비가 가진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 함. 이 순간 원고가 아닌 관중들을 향해 별다른 제스처 없이 오직 눈빛으로 호소함. "제가 코비를 알았을 때, 전 최고의 형이 되고 싶었어요."라는 멘트를 끝으로 또 한번 침묵 대략 10초 정도 유지함. 침묵이 관중들과 호흡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느낌을 받음.


04:34 ~ 05:17

코비와 사적인 내용을 계속 이어 나감. "저는 늦은 밤에 전화로 멍청한 질문들을 받는 것을 참아야 했어요." 관중들 웃음. "우리는 비즈니스, 가족,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라고 코비와 끈끈한 관계 언급.


05:17 ~ 06:02

코비 때문에 제가 우는 짤을 앞으로 계속 봐야하겠다며 농담 시도. 끈끈한 관계 극대화 후 나오는 농담으로 분위기 전환 시도. 침묵 후 또 한번 농담 시도. "전 제 아내한테 이거 안하겠다고 말했어요. 앞으로 3,4년 동안 그런 짤을 보기 싫었거든 요.” 관중들은 또 한번의 환호로 공감 표시.


06:02 ~ 07:05

코비에 대한 사랑을 담은 메세지 계속 전달. 개인적인 이야기 이어감. 이번에는 코비가 조던 에게 딸에 대한 상담을 했다고 함. "코비가 말하기를 딸에게 몇가지 움직임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어요.” "저에게 아이를 가르치려면 어떤 생각들을 해야하냐 고 물었죠.", "전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었어요. 코비는 12살이라고 답했죠.” 마이클 조던 잠시 눈물을 닦고 웃더니 다음과 같이 답함. "난 12살 때, 야구 하려고 했었다고 말했어요." 관중 웃음. "코비는 답장으로 엄청 웃었어요." 관중 웃음. "이게 새벽2시에 일어난 일이에요." 관중 웃음.


07:05 ~09:18

코비와 다양한 관심사를 나누며 진짜 친구처럼 지냈다고 이야기 함. 그 이후에도 코비와 엮인 간단한 농담을 이어감 그리고 코비의 열정을 설명함.


09:18 ~ 09:44

코비와 코비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다음과 같이 다짐. "우리는 항상 당신들을 위해 여기 있을 겁니다. 항상 요."


09:44 ~ 10:34

코비가 은퇴한 이후에 대해 이야기 함. 마치 코비의 인생사를 훑는 듯한 느낌을 받음. 코치로서 활동한 이야기, 각종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이야기들 언급. 무엇보다 코비는 가족을 사랑하는 자랑스런 아빠이자 남편이었다고 이야기 함.


10:34 ~ 11:01 마무리 멘트

이제 관중들을 향해 이야기 함. "아무도 우리의 시간이 얼마 남은지 몰라요.” "그래서 우리가 이 순간을 살고, 즐기고,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많은 시간을 우리가 진짜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위해 써야하는 것임을 강조.


11:02 ~ 11:35 클로징

오늘 나온 멘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멘트. "코비 브라이언트가 죽었을 때, 저의 일부분도 죽었습니다.” "편히 쉬렴, 내 동생아."rest in peace.” 연단을 내려옴. 많은 사람들 기립박수.


이상입니다.

코비가 앉아 있던 스테이플 센터 한 구석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RIP. K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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