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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osumer Jul 07. 2022

[육아일기 20220706] 아빠와 얼음과자

술 마시고 늦은 밤

 회사 동료와 오랫 만에 한잔을 하기로 했다. 오후 6시 30분 정도에 저녁 겸 술자리를 시작해서 9시 정도에는 집에 가려고 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가 9시에도 딱 털고 일어나지 못했다. 아내에게 연신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내고 10시쯤 일어섰는데 갑자기 미친 듯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바로 앞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우산을 살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길거리에는 우산을 든 사람들도 폭우를 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비를 맞지 않는 방법으로 카카오 택시를 호출해봤지만 배차되는 택시가 없었다.

 비를 쫄딱 맞고 지하철역까지 걸어갔다. 아내가 보낸 문자를 보니 콜라와 얼음과자를 사 오라고 했다. 집 앞 지하철역 안에 있는 편의점에는 얼음과자 아니 아이스크림을 팔지 않았다. 한 손에 콜라를 들고 터벅터벅 집으로 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아들이 외쳤다.


“아빠, 얼음과자 사 왔어?”


  왔다고 하니 시무룩한 아들의 얼굴을 보니 미안했다. 아들은 나에게 ‘얼음과자, 통에 들은  있잖아라고 말했고, 나는 ‘미안, 아빠가 내일    올게라고 했다. 아들은 빙긋 웃더니 ‘아빠, 복숭아! 얼음과자 복숭아 맛으로 사와!’라고 당부했다. 이미 아내가 아들을 양치와 샤워까지 시킨 상태라서 내가 해줄 것이 없었다. 이미 책도 읽어주었다고 했다. 내가 해준 일은 자동차 경주 게임을 영상으로 녹화한 유튜브 한편을 보여준 것이었다. 하루 24시간 중에 아들과 함께  시간이 30분쯤 될까? 아들에게 해준 것이 없는 하루라서 미안했다. 이미 11시가 넘어서 아들은 피곤했는지 금방 잠에 들었다. 아들을 보면서 ‘아빠가 내일은 복숭아  얼음과자   사서 빨리 올게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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