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라는 조직은 기존의 피라미드형 조직에서 단지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다. 팀은 분명한 목적을 갖고 만들어졌고 많은 장점이 있기에 전 세계 여러 조직에서 적용하고 있다. 팀에는 어떤 종류와 형태가 있고 각각 목적과 미션이 다르기에 자신이 맡고 있는 팀이 그중 어떤 유형인지를 명확해야만 파악해야만 팀장으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1) 플랫(Flat)형팀
플랫(Flat) 형 팀이란 팀장부터 각 담당자까지 팀의 형태를 최대한 납작하게(Flat) 운영하는 것이다. 중간에 조(助)나 파트(Part) 없이 팀장이 각 담당자와 직접 접촉하고 관장하기 때문에 라인 조직보다는 구성원의 역량이 높은 스탭조직에 적합한 구조다. 예를 들어 기획팀, 전략팀 등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조직으로 업무의 특성을 감안하면 일상적이고 루틴 한 업무보다는 수명성 기획업무나 전략적 과제 수행 등에 적합한 형태다. 이렇게 중간관리자를 모두 없애면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불필요한 소통이 필요 없어지기 때문에 소통 비용(Communication cost)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플랫(Flat) 형 조직의 경우 소수정예화가 가능한 조직으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으며, 전문성이 높은 간부들을 많이 배치시킬 수 있으므로 조직의 노령화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전문성 기반의 조직이다 보니 외부에서 보기엔 조직의 활력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이런 팀의 팀장은 팀장의 전문성과 인사이트가 높아야만 구성원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조직은 현재 팀장의 후계자(Successor) 확보와 육성이 중요한데 이는 팀장의 역량에 따라 조직의 역량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조직은 구성원 각각에 대한 팀장의 개입과 동기부여 활동 등이 많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팀장은 큰 그림과 숲을 보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2) 대(大) 팀
조직에서 스탭부서는 일부에 불과하다. 기업 조직이라면 제조, 유통, 영업, 물류부서 등은 라인형(Line) 조직으로서 기존과 같이 피라미드형 조직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기업에서 잘 육성된 팀장이 부족하거나, 조직을 작게 나누었을 때 자원이 분산되고 책임감이 약해지는 현상과 조직 간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고 조직 이기주의가 심화되는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을 극복하기 위해 대팀제를 시행하는 조직이 늘고 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한 조직의 효율성 측면에서 봤을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직이다. 대팀제 운영은 영업, 생산, 마케팅 등 동일 기능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대팀제 팀장은 관리해야 할 사람이 많고 이슈가 많기 때문에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팀장이 이슈에 쫓기게 되면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할 수 없고, 깊이 있는 접근을 통한 해결책을 내놓기 어렵게 된다. 급한 것에 쫓겨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며 팀장이 쉽게 지쳐 떨어지는(Burn-out) 현상이 발생한다.
3) 프로젝트팀
프로젝트팀은 특수한 목적·목표나 특정한 사업계획을 수행하기 위해서 그 목적·목표·계획에 가장 적합한 역량을 가진 인력을 모아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만든 조직이다. 이 프로젝트팀은 군사용어에서 유래한 태스크 포스팀(Task force team)이라고도 불린다. 프로젝트팀은 프로젝트나 특수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별도로 조직하는 형태와 연구개발이나 기획만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프로젝트팀은 조직의 목적이 달성되면 해체하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한시조직’이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인 조직이다 보니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인력으로 구성된 문제 해결형 조직으로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유행했던 미국 드라마로 몇 년 전에 영화로도 만든 ‘A특공대(A team)’같은 팀이 대표적인 프로젝트팀이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에서 예를 들자면 전통적인 산업인 건설업에서 각 건설현장이 곧 하나의 대표적인 프로젝트이므로 ‘현장 = 프로젝트팀’에 해당한다. IT산업에서는 대부분이 고객을 위한 신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프로젝트팀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산업이나 조직에서 프로젝트 팀은 신제품개발팀, 경영혁신팀 등이 있으나 요즘은 신제품 개발과 경영혁신의 상시화로 상설 조직화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4) 다기능팀
기능 자체를 통합하여 한 팀 내에서 여러 기능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만든 게 다기능팀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은 유기체와 같아서 자체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능별로 독자적으로 성장·발전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연구개발(R&D)은 연구개발 조직대로, 생산이나 물류는 그 나름의 조직대로 독립적인 기능과 역할이 있기에 그에 맞는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 등이 생기기 때문에 독립적인 색깔을 띠게 되는 것이다.
같은 회사, 동일 본부 내에 속해 있지만 전혀 다른 의사결정 구조, 조직문화, 일하는 방식을 가지게 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기능별 성장-다른 말로 종적인 라인으로 성장-은 고객이나 최종 사용자와 거리를 멀게 만들고 현장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각 기능 간 독립성을 강조하다 보니 기능 간에 협업(Collaboration)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반쪽짜리 조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연구개발 조직은 특히나 고객의 니즈와는 관계없이 연구개발인력의 만족을 추구하거나 기술지상주의로 흘러 시장과 고객에게 외면받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 단위별로 기능을 통합하여 한 팀 내에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든 조직이 다기능팀인 것이다.
일본 최고의 전자회사이자 30여 년간 전 세계 전자산업을 주름잡던 소니나 일본 주요 전자제품 회사들이 2000년대 초중반 디지털과 컨버전스라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와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들이 강점을 갖고 있던 기술만 편집증적으로 집착한 끝에 삼성이나 LG는 물론 중국 전자기업에게도 밀려 고전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고 조직력이 우수하다 할지라도 고객의 니즈를 읽지 못하고 환경변화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는다는 냉정한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최신 기술도 아닌 이미 철 지난 기술을 가지고도 철저한 고객지향적인 마인드와 접근을 통해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사례도 수없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게 김치냉장고다. 냉장고는 이미 김치냉장고가 발명되기 몇 세대 전에 개발되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제품이었다.
신제품 개발 역량이 강하거나 폭발적인 성과를 내는 조직을 보면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애프터서비스 등 각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다기능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폭발적인 성장과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다양한 조직에서 다기능팀을 활용하는 각광받는 이유다.
5) 애자일(Agile) 팀
잘 아는 것처럼 애자일(Agile)은 '민첩한', '기민한'이란 뜻이다. 요즘 들어 애자일 조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 애자일 조직은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완벽한 분석이나 꼼꼼하고 디테일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자원을 집중하는 대신 분석이나 계획을 최소화하고 시제품(prototype) 등을 통해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이를 프로젝트에 즉각적이고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일의 완성도와 성과를 높인다는 것이 지향점이자 기존 조직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애자일 조직은 기존의 피라미드형 조직의 상명하복식 수직구조에서 탈피해 자율적 셀(cell·소규모 팀) 조직을 기반으로 수평적으로 협업하며 자원을 배분하고 역할을 조율한다. 그렇다 보니 직원 개개인의 오너십, 책임감, 전문성, 업무 몰입이 중요시되며, 이 조직에서 리더는 직원들 스스로 전문가로서 업무를 추진하면서 협업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애자일 조직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먼저 도입했고, 이들의 효과와 입소문을 기반으로 요즘은 업종이나 규모와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여담 하나 하면서 팀 종류와 역할 부문을 정리한다. 필자도 25년여의 직장생활 동안 수도 없이 많은 조직의 형태와 조직개편을 경험했는데 오죽했으면 하도 조직명이 바뀌어서 자기소개를 할 때 조직명을 헷갈려 곤란했던 때도 있었으며, 하도 조직개편을 많고 좌석 이동이 잦다 보니 자리에 짐을 최소화하고 자주 안 열어보는 문서나 자료는 아예 풀어놓지도 않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조금 있으면 또 짐 싸야 할 텐데 뭐… 난 짐 안 풀래…”
“짐 쌌다 풀었다 하는 것도 너무 귀찮아… 난 아예 회사에 짐을 되도록 안 만들래…”
또한 조직개편으로 발생하는 자리 배치, 배선, 인테리어를 책임지는 협력사만 돈을 번다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하곤 했다.
“우리 회사는 기껏 돈 벌어 인테리어 회사에 다 퍼준다”
“기업 이삿짐센터는 연중무휴 떼돈 번다”는 등
아무튼 우리나라는 업무에 맞춰 조직개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위계질서, 서열, 수직 구조, 권한 등에 맞춰 조직개편을 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보니 팀이라는 조직의 일하는 방식 정착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