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를 굴리면 점점 더 커지듯이 그렇게 무엇이든 더 키워가고 싶었다. 돌아보면 모으려고 애써서 조금 모아졌다고 뿌듯해하였는데 금세 무너졌고, 다시 시작하여 모으려고 애써서 작은 덩어리가 되어가고 있었는데 또 부서지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빈곤한 지금의 상태가 부끄럽기도 하고 그동안 무엇을 했나? 무엇을 잘못했나 하는 자괴감에 빠질 때도 종종 있다.
야곱은 차남으로 태어났지만 장자의 권리에 대한 열망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애를 썼고 기회를 엿보아 행동해서 장자권을 소홀히 여기는 형으로부터 그것을 얻어내었다. 그리고 나이들어 눈이 어두어진 아버지를 면전에서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받았다. 지금으로 말하면 드라마에서 보는 듯한 재벌가의 상속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할 만하다. 야곱은 영리했고 모으려고 애써서 조금 모아졌다. 그러나 자신이 속을 것을 알아차린 형의 분노를 피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머나먼 동방에 살고 있는 외삼촌의 집으로 도망을 가는 신세가 되었다. 모은 것들이 다 무너졌다.
혈혈단신으로 외삼촌 라반의 집에 도착한 야곱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여 다시 조금씩 모아가기 시작했다. 부지런하고, 영리하고, 열망이 있는 야곱은 외삼촌의 집에서 20여년을 살았고, 꾀많은 외삼촌의 속임수에도 불구하고 큰 가족과 재산을 모으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외삼촌이 자신을 예전처럼 대하지 않는 것을 느끼고 다시 도망길에 오른다. 소위 야반도주를 감행한다. 며칠 뒤, 이를 알아챈 라반은 야곱을 추적하여 따라잡았고 두 진영 간에는 표면적으로는 시비를 가리지만 물밑으로는 살인의 긴장이 흐르는 대화가 진행되었다. 다행히도 평화 조약이 맺어졌다. 야곱은 그동안 모은 것을 무너뜨리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물론 그를 기다리고 있는 미래는 만만치 않은 산맥이었지만 말이다.
모은 것들이 부서지는 이유는 무엇이고,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켜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에 대한 방향감각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을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일 수도 있고, 역사 인식일 수도 있고, 신념이나 신앙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얻은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고 지키고자 하는 열심히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축복이 있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