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가 말하는 정서와 시인이 말하는 정서

요즘 올리고 있는 글들이 모두 그날 그날 떠오르는 글감 아이디어를 스케치해놓는 수준입니다. 오늘도 그런데요. 정서에 대한 논문을 읽다가. 마침 감수성이 폭발하는 산문집을 읽었는데 두 작가의 정서에 대한 접근이 재미있게 비교되어 기록합니다. 후에 맘먹고 글을 쓸 형편이 주어질 때 더 깊게 써보겠습니다.


뇌과학자는 인간 생존을 위한 진화론적 관점에서 두뇌의 기능과 정서를 연결하여 설명한다. 뇌과학자에 의하면 우리가 느끼는 정서 즉 감정은 두 개의 경로로 작동한다. 하나는 편도체가 위험을 감지하고 뇌와 신체에 긴급 조난 신호를 보내는 하위 경로(low road)라고 부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동일한 정보가 시상을 통해 신피질로 전달되는 더 느린 상위 경로(high road)이다. 더 짧은 편도체 경로는 신피질 경로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신호를 전송하기 때문에, 사고하는 뇌는 종종 정서적 반응을 멈추기 위해 제때 개입할 수 없다. 바퀴벌레 등 징그러운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거나, 고집을 피우는 아이 때문에 머리 뚜겅이 열려서 소리를 지르는 등 미처 이성적인 생각이 개입하기 전에 자동적인 정서적 반응이 발생한다. 이와 같이 편도체와 관련된 하위 경로의 초기 인지, 지각, 감정 처리는 기본적으로 매우 적응력이 높다. 그래서 복잡하고 시간 소모적인 처리가 일어나기 전에 사람들이 중요한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상위 경로 즉 신피질을 통하는 경로로 작동하는 감정은 생각이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


시인이 말하는 정서 즉 감정은 전혀 차원이 다르다. 시인은 오감으로 느끼는 생생한 자극을 극대화한다. 정서의 존재 이유는 생존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형상화하는 것이다. 맨살에 느껴지는 섬세한 촉감처럼, 귀를 울리는 소리처럼, 혀의 미각처럼 심장의 떨림처럼 그렇게 우리를 살아있게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진짜 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