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예찬

라면은 무척 맛있지만, 라면 만으로 한 끼 식사를 때우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우선 양이 그렇고 영양 측면도 그럴 것이다. 해서 나는 라면을 끓일 때 냉장고에 있는 먹다 남은 반찬류 등을 이것저것 넣는다. 명절이 지난 후에는 부침류가 많이 남게 되는데 서너 개씩 넣어서 끓이면 전골 같은 모양과 맛도 더해져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아침에 먹은 미역국이 조금 애매하게 남은 경우라면 미역국에 라면을 끓이는 것도 꽤 좋다. 이 경우에는 스프를 조금 남겨야 한다. 토마토가 있을 때는 이것도 예상 외로 잘 어울린다. 묵은 김치는 최고의 궁합이다. 기름을 바르지 않는 김을 가위로 잘라서 넣고 끓이면 김의 풍미가 라면과 잘 어울린다. 담백하고 구수해진다.


라면의 수용력은 참으로 대단하여 거의 모든 식재료를 포용한다. 하지만 어떤 날은 순수한 라면의 맛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때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영양을 고려하여 거의 반드시 넣었던 계란도 넣지 않고, 오직 순수하게 라면만을 끓여 먹는다. 섞이지 않은 라면 국물의 맛을 즐기는 거다. 라면은 누구랑도 잘 어울린다. 그러면서도 홀로 있을 때 조차도 그대로 개성이 있다.


내가 아는 기업의 대표는 대학원 시절 연구실에서 살 때는 1일 1 라면을 먹었다는 추억담을 들려주었다. 또 어떤 형은 청년 시절 돈을 아껴서 살기 위해서 한달을 온전히 라면 만으로 살면서 돈을 아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도 돌아보니 군 제대 후에 공사장에서 몇 개월 일해서 모은 돈으로 아껴서 1년을 대학 입시 준비를 할 때 등산용 버너와 남비를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점심시간에는 공공도서관 구석에서 라면을 끓여서 먹었던 추억도 있었다. 라면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친구다.


라면이 있어서 참 다행이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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