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burnout)

며칠 전에 점심식사를 함께 한 분이 자신이 요즘 들어 번아웃 상태인듯 하다고 말하여서 번아웃이 무엇일까? 그 상태로 우리는 몰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등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좀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방전시키는 원인은 꽤 다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몇 가지로 범주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본격적으로 이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고 오늘치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니 그저 떠오른 생각을 잠간 적어봅니다.


우선 번아웃은 사전적으로는 다 타버려서 재만 남았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번아웃된 상태가 이와 유사하죠. 다른 식으로는 배터리가 완전 방전이 되었다는 표현도 있구요. 그렇다면 번아웃은 활활 타올랐다는 것을 전제로 하게 됩니다. 연탄재가 되었다는 말은 활활 타오랐기 때문인 거죠. 축축하고 차가운 검은 석탄으로 그냥 있었다면, 번아웃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며칠 전에 문대통령도 자신의 지금 상태가 완전히 방전된 배터리 같다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이 말은 배터리를 풀가동하여 밑바닥에 있는 전기까지 다 끌어다가 사용하였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번아웃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무엇으로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식축구의 전설적인 명장 빈스 롬바르디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은 최선을 다해서 싸웠고 그리고 지쳐서 쓰러져서 하늘을 바라보는 그때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 태웠고 그래서 번아웃되어 재만 남아서 가라앉아 있는 그 순간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때라는 거죠.


하지만 실상 우리가 경험하는 번아웃은 이렇게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심하면 무기력감에 빠지고 더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번아웃된 것 같고, 홀가분하기 보다는 이용당한 것 같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듯 하고, 의욕은 사라지고 자꾸 화가 난다면 부정적인 방향의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 세 가지 처방이 있습니다. 첫째는 활활 타올랐다는 것을 기억하고 자부심을 가지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둘째는 당연히 재가 되는 것이고, 방전이 되는 것이므로 그것을 순리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계속 타오르면 요절하기 십상입니다. 자연에는 주기가 있듯이 채워지면 비워져야 하고 다시 채워지기 위해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천천히 걷고 쉼을 허락하면 좋겠습니다.


셋째는 채워지는 공급처를 밖에 의존하지 말고 내면에서 길어 올리시라고 말씀드립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방울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