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과 권리

스토리에 관한 세계적인 대가가 한국에 방문하여 세미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시간 대비 제법 큰 돈을 내고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분의 이름은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세미나 후 책도 구매하여 읽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거의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내용은 작가들은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여 세상을 밝혀야 한다는 스토리텔러들의 사명 같은 것이었다.


숨겨진 이야기들은 부조리와 억압 등 세상의 어두운 면을 다루는 경우가 많지만 숨겨진 세상의 밝은 면을 드러내는 이야기들도 있다. 종영은 되었으나 여전히 최근에 속하는 드라마 중에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 여기에 해당할 것 같다. 왜냐하면 드라마에 나오는 의사들은 깊은 곳까지 박애 정신으로 충만한 천사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책임에 대해서는 한계를 두지 않는 정도로 헌신하지만, 그 노력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공유한다.


세상의 악은 아니지만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오히려 법을 어기는 사람들보다 세상에 해를 끼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능력이 출중하고, 그들만의 연대 의식도 강하다. 성경에는 대접해주면 그만큼 또 후하게 대접해주는 사람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대접은 하늘에서 칭찬을 받지 못하고 오직 가난하여 대접받은 만큼 갚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접하라는 말씀이 나온다. 이들은 절대로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대접하지 않는다. 이들의 특징은 보다 큰 책임을 추구하는데 이것은 헌신을 위함이 아니요.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이다.


세상은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권리는 주장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지탱된다. 이들은 오히려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해 감사한다. 그것으로 이미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믿는다.

“누가 널 더러 정사를 돌보라고 했더냐? 자리가 너를 돌볼 것이다.” 유명한 이 드라마 대사처럼 책임을 책임으로 받지 않고, 권리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그들을 분별해 낼 만큼은 지혜가 있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우리는 책임을 감당하게 된 것으로 이미 보상을 받았다고 믿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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