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두 얼굴

감정은 어떤 자극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편도체를 통해서 인지된 자극에 대한 반응은 전전두엽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반응의 속도가 엄청 빠르다. 아마도 생명의 위협에 대한 대처 기제로 발달하였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절을 거치면서 발달했을 것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이유는 인지 능력 때문이다. 인지 기능을 관장하는 대뇌피질 역시 어떤 자극을 인지하고 반응을 하게 한다. 그런데 이때는 편도체와 확연하게 다르게 작동한다. 전전두엽은 정보를 해석하고 감정은 그 해석의 결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편도체가 기능하여 어떤 감정을 느낄 때는 우리는 그 이유를 잘 모른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혐오감이나 두려움이나 슬픔 등을 느끼고 그 감정에 의해서 충동이 일어나서 어떤 행동을 한다. 그것이 때로는 우리의 생명을 보존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심각한 해를 끼치기도 한다.


전전두엽이 반응하여 경험하는 감정은 우리가 그 이유를 안다. 화가 났을 때 왜 화가 났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슬플 때는 왜 슬픈지를 자신이 알고 설명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의 해석이 정당하지를 논리적으로 따져보고 다른 관점을 갖게 되면 자연스레 감정도 따라서 바뀐다.


이와 같이 감정은 적응적 피드백 시스템이기 때문에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부단히 훈련해야 한다. 우리를 어떤 고차원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라고 가정한다면, 피드백 시스템으로서 감정 기제를 다룰 수 있는 스킬을 단련하지 못하면 금세 우리 자신의 고차원적 시스템은 망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편도체가 작동할 때는 속도가 중요할 것이다. 빠르게 대응하라고 편도체가 관장을 하도록 진화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시대는 우리의 신경 시스템이 진화 과정을 통해서 발달하던 그 시대와는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속도와 더불어서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다. 정확하게 반응하려면 잠시 멈춤이 꼭 필요하다. 편도체가 움직일 때 잠시 멈춤하고 전전두엽을 참견할 수 있는 찰라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참을 인(忍)을 세 번 쓰면 살인도 면한다는 옛말이 생긴 이유일 것이다.


전전두엽이 작동할 때는 자동화된 프로그램에 의한 반응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두뇌는 매우 효율적으로 기능한다고 알려졌다. 그 효율성을 위해 두뇌는 세상을 해석하는 해석의 틀을 만들어 놓고 편리하게 사용한다. 그런데 열에 한두 번은 예외가 생기기 마련이다. 아홉 번 잘하고 한번 잘못하면 그것으로 치명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니 감정이 무엇을 말해주면 잠시 그 감정에게 인사를 건네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감정은 우리를 움직이는 힘이다. 억누르면 안된다. 감정이 없으면 휘발유 없는 자동차와 같다. 억누르지 말고 적응적 피드백 기제인 감정을 잘 다루는 법을 매일 연습하자. 이 연습은 감정기제가 조금 느긋하게 쉬고 있을 때 연습해야한다. 이 연습을 명상일 수도 있고, 자기성찰일 수도 있고 논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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