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판단하려는 사람이 있다. 내가 그런 사람이기에 조금은 안다. 보는 시각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런 기질로 태어난 듯 하고 오랜 시간을 자연스런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으므로 여전히 특정 관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신체의 유연성이 떨어지듯이 정신도 그러할까 두려운 마음이 든다. 융이 알려주었듯이 인생의 중요한 과업 중의 하나는 내면의 그림자를 알아가고 빛의 세상으로 끌어올려서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맛보는 일이다.
어떤 사안을 대할 때에 자동적 사고처럼 무엇이 옳은가? 어떻게 해야하는가? 질문하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은 충분히 중요하므로 자동적으로 그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일은 가치가 있다. 다만 기억하자.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쉬운 실천법으로 선악의 관점에서만 보려 하지 말고,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헤아려보자. 그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어떤 연유로 그리했을까? 그러다 보면 상황을 조금 더 넓게 보게 되고, 일의 전후를 살펴보게 된다.
옳고 그름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름에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조금더 빨리 판단할 수 있으나 덕분에 지금을 살지 못하게 된다. 지금과 연결되지 못하면 인생은 건조해진다. 조금 천천히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