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게으름을 피울 수는 없다. 게으름으로 얻는 쾌락보다 게으른 자기 자신을 쳐다보는 고통이 더 크기에 그 힘으로 노트북을 열고 자리에 앉았다. 규정대로 글을 써 간 친구는 밴드에 9차의 글을 올렸고, 다른 글벗의 글들을 읽으며 댓글도 꼼꼼하게 즐겁게 달고 있는 듯 하니 더 뒤처지다 보면 아예 경주를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러니 무어라도 적어보자. 글을 쓴다는 것이 무슨 대수인가! 누구의 평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요. 심사를 받는 것도 아니요. 그저 건강히 늙어가기 위해서 운동하듯이 머리를 운동시키려 하는 정도 아닌가.
아침에 탁구를 했다. 재작년부터 함께 하였던 학습모임의 친구가 탁구 예찬론자인데 그 분의 탁구 철학에 공감되는 면이 있어서 나도 곧 탁구를 시작해야지 하고 마음은 먹고 있었던 참에 교회에서 탁구 모임이 생겼고 감사한 마음으로 등록했다.
요 가볍고 작은 공으로 하는 탁구가 운동이 될까? 그저 놀이 정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우습게 여겼는데, 첫 연습에서 무릎에 무리가 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음 날 허벅지가 꽤 무직한 것이 등산을 다녀온 다음 날에 느끼는 비슷한 약간은 기분이 좋은 통증을 느꼈다. 이거 상당히 운동이 된다!
단식도 재미있지만 확실히 복식이 더 재미가 있다. 단식은 나의 실력이 형편없음으로 인해 경기 자체가 밋밋하지만 복식은 변수가 더 많아서 자주자주 함성이 터져 나왔다. 복식 조를 이루는 동료와 파이팅을 외치는 것도 재미있고, 나의 부족한 실력이 덜 두드러지는 듯하여 경기부담감도 덜 하는 듯 했다.
재미를 느끼려면, 잘해야 한다. 꼭 그렇다기 보다는 잘하면 더 재미있기 마련이다. 다음 주에는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이 스핀을 걸어서 보낸 서브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높게 날아온 공을 강 스매싱을 날려서 득점을 하는 쾌감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실수를 하지 않고 계속 드라이브를 주고 받는 쫄깃한 긴장감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