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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메이트

"내 러닝메이트가 누군가 했더니, 바로 이 이사였구먼. 뭐 이 이사 정도라면 내 상대가 누구든 해볼 만하지. 그래 이 이사, 우리 한번 잘해보자, 응?"


애정하는 영화 신세계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문득 나는 왜 신세계 영화를 좋아하는 거지? 하는 궁금증이 밀려옵니다. 일단 다음에 생각해 보기로 하고, 우선 러닝메이트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하겠습니다.


기업들은 팀을 많이 강조합니다. 그리고 직원을 채용할 때도 팀으로 일하는 사람인지를 눈여겨봅니다. 이게 정도가 좀 심해서 팀워크에 약한 것이 성격적인 결함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듯도 합니다. 슈퍼 영웅들이 나오는 영화에서는 팀워크를 좀 우습게 여기죠. 대놓고 나는 혼자 일한다고 말하고는 상대방을 거부하는 장면이 좀 멋지게 나옵니다. 하지만 결국에 감동적인 팀빌딩으로 종결됩니다. 마블이나 디시 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한 것 같습니다.


혼자라서 좋은 것은 약간입니다. 함께여서 좋은 것은 훨씬 더 많습니다. 팀을 만드는 것 또는 러닝메이트를 찾는 것은 출사표를 던지는 분위기를 내포합니다. 저는 이것이 맘에 듭니다. 함께 무엇에 도전하는 일 말입니다. 그런데 유비, 관우, 장비가 만나서 도원의 결의를 하였듯이 그런 러닝메이트를 만나고 팀을 꾸리는 것은 저의 경우에는 여간 어렵지가 않았습니다.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러닝메이트를 찾고 있습니다. 아마 예전에 뜻을 함께 하기로 한 그들과 일이 잘 안 풀린 까닭은 저의 문제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의 질문은 누구를 러닝메이트로 선정해야 할까도 중요하겠으나 그와 호흡을 함께 맞추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제가 믿는 하나님은 나의 러닝메이트가 되시는가?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나의 러닝메이트일까요? 아니면 제가 그분의 러닝메이트일까요? 아마도 그분은 영원하시고 전능하신 분이시니 주도권을 그분에게 드려야지 싶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게 잘 안됩니다. 그분은 대놓고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으시고 거의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시는 듯하거든요. 하나님과 업무 협의 미팅이라도 하려면 정말 답답합니다.


하나님은 최고의 러닝메이트일 것입니다.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고 있는데 모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고요. 아무튼 인간이 배우고 경험해가야 할 것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것에는 하나님과 함께 지내기, 함께 일하기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방법은 기본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들 예를 들면 기도할 때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고 경청하기 등이 있지만 꽤 싶지는 않은 듯합니다.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고요.


아무튼 "내 러닝메이트가 누군가 했더니, 바로 하나님이셨구나. 뭐 하나님 정도라면 내 상대가 누구든 해볼 만하지. 그래요 하나님, 우리 한번 잘해보아요. 저 열심히 해볼게요."라는 대사를 던지게 된 것만으로도 훌륭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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