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엄청난 정보가 있고 계속해서 가파른 가속도로 정보가 생성되고 있다는 말은 종종 듣지만, 그것들이 다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기에 체감되지는 않는다. 그런가 보다 할 뿐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놀러 와서 이곳저곳 서가를 훑어 보며 걷다 보니 실감이 난다. 온통 처음 보는 제목의 신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국내 국외의 각종 고유한 사명을 가지고 일하는 기관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매달 혹은 격월 혹은 매년 출간하는 보고서들이 빼꼭하게 정리되어 있다. 저것을 펼쳐서 읽어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좀 더 잘 알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러라고 얼굴 모르는 어떤 연구원들이 수고하며 데이터를 수집하여 편찬해 냈으리라.
세상은 적어도 정보에 관해서는 평등해졌을까? 물론 우리가 모르는 정말 많은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는 고급 정보들이 없지는 않겠으나 적어도 심리적으로는 정보의 양극화로 인한 불공정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니 만나보지 못했다. 나에게 정보를 달라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외치는 사람들은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나는 그 흔하게 널린 정보를 사용하고 있나? 정보를 가치 있게 쓰는 사람들은 그것을 피드백으로 활용한다. 피드백은 결과를 어떤 기준과 비교하여 현재의 상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자기를 변화시키는 조절 행동이다. 피드백이 작동하지 않고서는 원하는 결과를 꾸준히 얻기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정확한 정보가 없으면 피드백을 작동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정보를 피드백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정보는 가치가 없다.
정보는 정보일 뿐이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 않다. 정보를 피드백으로 활용할 때만이 가치가 있다. 그리하려면 정보를 해석하는 안목이 매우 중요한데 그 안목은 정보를 어떤 기준과 비교하여 그 차이를 확인할 것인가 관한 일이다. 어떤 기준은 그야말로 어떤 기준이다. 세상살이가 어려운 것은 어떤 기준 즉 정답을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