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 대하여

나는 게으름을 죄로 여긴다. 무슨 소리야? 게으름은 각 사람의 가치관 또는 성격적 특성 또는 주어진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삶의 스타일일 뿐이야! 라고 누군가는 반론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게으르게 사는 것은 인생과 재능을 낭비하고 책임을 수행하지 않는 죄라고 여긴다. 누가 머래? 그렇다. 이것은 그저 나의 의견일 뿐이고 다른 사람들이 상관할 문제는 아니다.


요즘 오래 전에 종방된 미드 ‘웨스트 윙’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드라마 인물인 부통령 호인스와 비서실장 리오의 알콜중독 이슈를 주제로 다른 회차가 있었다. 말도 안돼! 알콜중독자가 어떻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국정을 운영할까 싶었는데 호인스는 20대 이후로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고, 리오 역시 지난 6년간 술을 입에도 대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스스로를 알콜중독자로 여기고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는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게으름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위에 소개한 두 인물의 경우와 비슷한 면이 있어 보인다. 가족, 예전 직장 동료들, 모임을 함께 하는 지인들과 같이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를 게으르다고 여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얼마나 게으른지를! 천성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에 게으르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지만 결코 끝나지 않는 싸움이요. 이길 수 없는 싸움 같다.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누워있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누어 있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 잠언 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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