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는 "좋은 작가는 베끼지만, 위대한 작가는 훔친다(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라고 하였다. 피카소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그저 그의 말을 나의 식대로 해석해서 보면 그의 말에 크게 동의한다. 내가 높이 평가하고 본받으려 하지만 정말 따라하기 어려운 글들의 특징은 온통 베끼고 훔친 내용으로 가득하다. 전문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인용으로 가득 차 있다. 모든 문장 문장들이 나름의 탄탄한 근거들 위에서 쓰였고, 뿌리 없이 주장되어 홀로 떠도는 문장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에 나의 글들은 그저 나의 생각들을 여과없이 적어낸 것에 불과하다. 근거도 없다. 말초적인 감정 수준의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 강원국 작가가 글쓰기의 시작은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용기를 주는 책을 썼기에 그나마 위안을 삼게 되었다.
조금씩 노력해보자.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쓰는 수준을 넘어서서 이제는 관련된 주제에 관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글을 작성했는지 문헌도 찾아보고, 그동안의 논의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흐름도 파악해보면서 나의 글의 위치를 그 큰 흐름 속에서 조망하는 그런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조금씩이나마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