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3가지: 서류 탈락 원인 TOP3
지난 1월 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스프레드웍스 상반기 BX 디자인 인턴 모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200:1이라는 경쟁률이 보여주듯, 브랜딩과 디자인을 향한 수많은 이들의 열정이 한꺼번에 몰려든 시간이었죠. 이번 채용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이기범·이규림 디자이너가 팀장으로서 서류 전형부터 면접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실무의 최전선에 있는 두 사람이 느낀 '요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 그리고 결국 단 한 사람을 선택하게 만든 결정적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지금부터 스프레드웍스가 좋은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방식, 그리고 BX 디자이너로서 어떤 태도로 성장해야 하는지를 함께 짚어봅니다.
이규림 디자이너(이하 규림): 우선 정말 놀랐어요.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나 많은 분이 지원해주셨다는 사실에 ‘신입 디자이너분들의 관심이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걸 피부로 느꼈죠.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도 시작됐어요. 업무 시간 내에 이 방대한 양의 서류를 어떻게 꼼꼼히 검토할지, 시간을 정말 효율적으로 쪼개서 분배해야겠다는 책임감이 가장 먼저 들었던 것 같아요.
이기범 디자이너(이하 기범): 저는 “세상에 디자이너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스쳤던 것 같아요. 그 열정이 느껴져서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솔직히 막막하기도 했어요. (웃음) 200개가 넘는 지원서 중에서 과연 어떤 기준을 세워야 공정하게 선별할 수 있을까 고민이 깊었거든요. 최종 면접까지 추릴 수 있는 인원은 많아야 10명 내외인데, 그 좁은 문을 통과할 사람을 가려낼 ‘확실한 변별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참 난감하고도 무거운 마음이었습니다.
기범: 단순히 ‘잘 만든 포트폴리오’를 찾는 것을 넘어, 200명의 지원자 사이에서 스프레드웍스와 가장 결이 맞는 한 사람을 찾아야 했으니까요. 바쁜 시간을 쪼개서 보는 만큼, 짧은 순간에도 지원자의 진심과 역량이 드러나는 지점들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기준을 세우는 과정 자체도 저희에게도 큰 공부가 되었던 것 같아요.
기범: 네 맞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본 건 ‘문서의 폼’이었어요. 이력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같은 문서의 구성 자체가 이미 디자인의 영역이니까요. 저 역시 예전에 채용을 준비할 때 저만의 폼으로 한 장짜리 이력서를 직접 만들었거든요. 업무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가 바로 이 문서에요.
규림: 기업 IR 문서처럼 채용 서류는 자신을 홍보하는 PR 문서잖아요. 자간, 여백 같은 아주 기초적인 부분에서 그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센스와 태도가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이 기본기가 무너져 있다면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인턴에게 완벽함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레이아웃과 자간, 행간은 유심히 봤어요. 포트폴리오는 모든 지원자가 제출하는 기본값이니까요. 그 안에서 누가 더 기본에 충실하며 시각적인 질서를 잘 잡고 있는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죠. 이력서라는 형식 안에서 무엇을 담고, 무엇을 제외했는지까지 포함해서요.
기범: 요즘은 이력서 사진을 생략하는 추세이기도 한데, 저는 사진이 그 사람을 상징하는 일종의 ‘신분증’ 같다고 생각해요. 회사 소개서에 뒤에 항상 인력 구성이 들어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이건 가장 기본적인 비즈니스 태도의 문제예요. “포트폴리오가 화려하니까 이력서는 대충 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은 곤란해요. 포트폴리오로 모든 걸 퉁치려 하지 말고, 이력서라는 형식에도 진지하게 임했는지를 중요하게 봤어요.
규림: 맞아요.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쏟아진 200여 개의 포트폴리오를 하나하나 검토하는 것부터가 큰 도전이었어요. 단순히 실력이 좋고 나쁨을 떠나, 우리 팀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결'을 가진 분들을 찾다 보니 숫자가 아주 엄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더라고요.
기범: 200개 중에서 면접 대상자를 추릴 때 마음이 참 무거웠어요. 하지만 한정된 시간 내에 최선의 팀원을 찾아야 했기에, 저희만의 명확한 필터를 적용해야 했죠. 그 과정에서 아쉽게 탈락한 분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몇 가지 지점들이 있었어요.
① 작가주의적 성향
규림: 가장 흔한 케이스 중 하나가 너무 작가적인 성향이 강한 분들이에요. 본인만의 세계관이나 '쪼(습관)'가 너무 뚜렷해서 모든 작업물이 자기 취향으로만 가득 찬 경우죠. 포트폴리오 전체가 이런 식이라면 팀의 업무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어요. 스프레드웍스는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하는 '상업 디자인'을 하는 팀이거든요. 브랜드적인 관점에서 아키타입을 설정하고, 타겟을 분석하고, 상품화 단계까지 고민하는 '브랜딩 사고'가 빠져 있는 작업물은 설득력이 떨어져요. 예를 들어 건축이나 패션 프로젝트를 담더라도, 그게 단순히 도면이나 의상 디자인에 그친다면 BX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죠. 어떤 분야든 '브랜드 기획의 관점’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요.
② 프로젝트 퀄리티의 불균형
기범: 가장 많은 지원자분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양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는 거예요. 1번부터 3번 프로젝트까지는 정말 잘했는데, 뒤로 갈수록 퀄리티가 급격히 떨어지는 포트폴리오가 많아요. 1, 2번 프로젝트가 아무리 훌륭해도 4, 5번에서 퀄리티가 무너진다면, 저희는 그 디자이너의 평균 실력이 아니라 가장 낮은 지점을 보게 돼요. "이 사람은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이 정도 수준의 결과물도 그냥 내보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판단하게 되는 거죠.
이는 포트폴리오가 단순히 작업물을 모아놓은 앨범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지원자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작업을 완성하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거든요.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업을 굳이 포함했다는 건, 스스로 결과물의 퀄리티를 어디까지 끌어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죠. 내가 이 작업을 세상에 내보내도 될지 말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없거나 낮다면, 실무에서도 클라이언트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제공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요.
반대로 프로젝트 개수가 너무 적은 경우(1~3개)도 판단 근거가 부족해서 곤란해요. 저희가 권장하는 최소 개수는 5개 정도예요. 다만, 이 5개는 어떤 질문을 던져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고, 본인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진짜 내 것'이어야 해요.
③ 직무와의 연관성 부족 (=맥락 없는 워크 스콥)
기범: 스프레드웍스와 어울리지 않는 직무의 작업들만 나열된 경우도 많았어요. 패션, 건축, 자동차, 인테리어 도면... 분야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안에서 BX 디자이너로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가 보여야 하는데, 그냥 해당 분야의 워크 스콥(Work Scope) 안에서만 머물러 있다면 저희로서는 이분이 스프레드웍스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거든요.
규림: 저는 ‘버벌 디자인’을 했느냐, 안 했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비주얼은 화려한데 정작 왜 이렇게 했는지 설명을 부탁하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버벌 디자인은 적당히 중간이 없는 분야예요. 한 사람과 안 한 사람만 있을 뿐이죠. 논리적인 언어가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디자인에 설득력이 생겨요.
기범: 브랜딩 사고의 원점은 결국 ‘무엇을 팔 것인가’에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캐치프레이즈까지는 아니더라도, 핵심 키워드와 컨셉추얼한 개념 즉 버벌을 먼저 단단하게 잡고 시각화로 넘어가야 해요. 그 과정이 생략되면 포트폴리오에서 무조건 티가 나요.
기범: 신기하게도 다 보여요. 챗GPT 특유의 어투와 궤변적인 구성이 있거든요. 말을 길게 늘어뜨리지만 정작 알맹이는 없는 느낌이죠. 브랜딩에는 본질을 꿰뚫는 ‘함축적인 정의’가 필수적인데, 챗GPT는 오히려 내용을 늘려주거든요. AI에 의존하면 브랜드가 설명적으로 변하고 힘이 빠져요. 저희는 그걸 ‘멀멀해진다’ 혹은 ‘쫀쫀함이 사라진다’고 표현하기도 해요. 진짜 브랜딩은 언어를 깎고 깎아서 만든 그 쫀쫀한 밀도에서 시작돼요.
기범: 퍼스널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실제 상품화'를 염두에 두세요. "내가 만든 이 패키지가 편의점 매대에 올라갔을 때 과연 팔릴까?"를 고민하는 거죠. 단순히 비주얼에 몰입하는 것과 유통 맥락을 고려하는 것은 결과물의 설득력 차이를 만들어요. 목업(Mock-up) 이미지만 화려하게 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어플리케이션단까지 운용해 본 흔적이 있는지가 중요해요. 현실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한 디자인은 실무에서 힘을 쓰지 못해요. 상품이 대중적으로 유통되는 맥락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제작 공정 안에서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할 줄 아는 '정도를 아는 사람'에게서 프로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규림: 인쇄 작업물이 포트폴리오에 있으면 한 번 더 보게 돼요. 모니터 안에서만 예쁜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종이의 질감이나 인쇄 프로세스를 경험해 본 사람은 결과물의 깊이가 다르거든요. 그래서 신입이라면 더더욱 직접 인쇄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모니터로만 보던 색감과 선이 종이 위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또 어떻게 살아나는지 직접 해 본 경험은 면접장에서 엄청난 무기가 될 거예요. 구현 가능한 범위 안에서 크리에이티브를 조율하는 감각, 그게 바로 스프레드웍스가 찾는 '일 잘하는 디자이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수많은 지원서 사이에서 보석을 가려내는 과정은, 지원자만큼이나 심사위원에게도 치열한 시간이었어요.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200:1이라는 숫자가 가진 무게감과, 그 안에서 스프레드웍스가 발견한 '디자이너의 기본값'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았습니다. 결국 BX 디자인 포트폴리오는 비즈니스의 언어를 이해하고, 현실의 제약 안에서 크리에이티브를 작동시키는 태도. 그게 실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걸 다시 확인했어요.
그리고 이제, 서류를 통과한 단 7명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바늘구멍 같은 서류 전형을 통과한 단 7명의 정예 멤버. 과연 이들은 면접장에서 어떤 질문을 받았을까요? 그리고 스프레드웍스만의 악명(?) 높은 과제 전형에서는 어떤 역량을 증명해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실제 면접 현장의 분위기와 과제 전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최종 선발된 인턴들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즐거운 일을 모두와 함께, SPREADWORKS
스프레드웍스는 샤브식당 상하의 브랜딩 디자인을 비롯해 벤슨, 희녹, 노티드, 다운타우너 등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브랜딩 전략부터 공간, 패키지, 디지털 콘텐츠까지 전방위 디자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감정과 태도를 시각화하고,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채널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확장하는 데 강점을 가진 팀이에요. 스프레드웍스 홈페이지 내 포트폴리오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디자인으로 말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