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새로이 만나는 청년
겁이 많은 편이다. 못하는 건 아닌데, 월등히 잘하지도 않는 수능시험 성적을 갖고 우물쭈물했다. 보통 하나 정도는 상향 지원을 하는 분위기였다. 도통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배치표에 사이좋게 붙어있는 학교에 원서를 넣었다. 결과는 애매했다. 가군 예비 23번. 나군 예비 18번. 다군 최초 합격. 등록금을 다군에 해당하는 학교에 넣었다. 나군 학교에서 예비자 합격 연락을 받았다. 급하게 돈을 빼서 나군 대학교에 입금했다. 가군 학교에서 예비자 합격 연락을 이어받았다. 토끼굴에 들락날락하듯이 수백 만원이 깡충깡충 뛰어다녔다. 대학의 이름을 봤지, 학과를 눈여겨보지는 않았다. 초등학생 때부터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에 들어가야 했다. 학내 방송국에 아나운서로 지원했다. 보이스 테스트까지 무사히 해냈다. 면접관은 여덟 명이었다. 열여섯 개의 눈이 나를 꿰뚫었다. 예리한 시선은 나의 비음을 간파했다. 코감기에 걸렸냐는 질문을 받았다.
감기가 지병입니다.
면접장이 술렁였다.
고등학생 때 전신마취를 하고,
코안에 혹을 제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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