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보이네요?

휴대폰 케이스를 바꿨을 뿐인데...

by 행복한자유인

오늘 아내의 휴대폰 케이스를 바꿨습니다. 화사한 보라색 케이스에 그립톡 하나를 새로 달았을 뿐인데, 휴대폰이 아주 달라 보입니다. 마치 새 상품을 산 것처럼 기분까지 좋아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똑같은 대상을 다르게 보는 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내 주변의 환경과 상황도 그대로인데, 내가 느끼는 기분과 감정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날은 모든 일이 버겁게만 느껴지다가도, 한숨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엔 "별거 아니네" 하며 웃어 넘기기도 합니다. 결국 문제는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렌즈'에 있었던 셈입니다.


내가 매일 걷는 길을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으로 볼 때가 있습니다. '우리 동네가 이렇게 예뻤나?' 싶을 만큼 낯설고 멋집니다. 작가의 시선과 구도에 따라 익숙한 일상이 전혀 새로운 풍경으로 재탄생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만날 수 있는 어반스케치 작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장소를 저마다의 감성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보면 무척 신선한 자극을 받습니다. 나에게 익숙한 현실을 새롭게 느낄 수 있다면 참 재밌는 인생이 될 것 같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리프레이밍(Reframing)'이라고 부릅니다. 틀(Frame)을 바꾼다는 뜻입니다. 똑같은 사진도 어떤 액자에 끼우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듯, 우리 삶도 어떤 관점의 틀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바뀝니다. 익숙한 동네가 예술 사진이 되고, 평범한 거리가 신선한 풍경으로 재탄생합니다.


책 <순간의 힘> 1장에는 '삶이란 산문에 구두점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에, 가끔은 다른 시점이라는 구두점을 찍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휴대폰 케이스가 신상품 같은 느낌을 주듯, 옷차림을 바꾸거나 머리 스타일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를 얻습니다. 다양한 카메라 렌즈가 더 멋진 사진을 만들어 줍니다.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느낌으로 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습니다.


나아가 내 이력서를 정성껏 다듬어 나를 어필하거나, 블로그를 통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도 자신을 '다르게 보는' 훌륭한 툴이 됩니다. 성경 구절 하나가 리프레이밍의 본질을 설명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 성경 로마서 12장 2절


하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긍정보다 부정에 민감합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의 연구팀은 이를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강하다(Bad is Stronger than Good)"라는 한 문장으로 정의했습니다. 10번의 격려보다 1번의 지적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인간의 연약함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다르게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스포츠 팬은 이긴 경기보다 패한 경기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한다. 일기장에는 행복한 일보다 나쁜 일에 대한 기록이나 생각이 더 많다. 우리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긍정적인 피드백보다 더 중요하고 심각하게 다루며, 10번의 격려보다 1번의 부정적 지적에 더 신경을 곤두세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진은 긍정적 정보와 부정적 정보를 비교하는 수십 개의 연구 내용을 요약 정리했는데, 그들의 결론은 곧 논문 제목이 되었다. —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강하다.” 순간의 힘 중에서


다행히 인공지능 시대에는 이를 도와줄 좋은 툴이 많습니다. 저는 요즘 Google NotebookLM을 활용합니다. 내가 쓴 글, 블로그, 일기들을 모아 넣으면 AI가 클릭 한 번으로 나조차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줍니다. 타인의 눈으로 나를 돌아보는 객관적인 렌즈를 하나 갖게 되는 셈입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이런 기분 좋은 말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왠지 달리 보이네요?"


우리 스스로에게도 그런 눈인사를 건넬 수 있는, '좋은 것'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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