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소속감 사이에서
육아휴직으로 회사를 잠시 떠났다 복귀한 동료가 말했다.
쉬는 동안 오히려 회사를 나오고 싶었다고.
일에서 벗어나면 마음도 함께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시간은 많았고, 압박은 없었지만
하루를 설명해 줄 자리는 없었다고 했다.
회사는 분명 힘든 곳이다.
일은 많고, 성과는 늘 모자란다.
출근은 부담스럽고, 퇴근은 늦다.
그럼에도 회사 생활의 모든 것을 싫어하기는 어렵다.
일은 싫다.
그래도 일이 아예 없어지는 상황은
막연하게 불안하다.
회사에 가는 건 힘든데,
막상 가면 사람을 만난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비슷한 불만을 나눈다.
그 안에서 묘하게 힘을 얻기도 한다.
사람은 함께 있을 때 버티는 존재다.
회사는 일터이자
가장 손쉽게 소속감을 얻는 공간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관계가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직장 생활은 늘 모순적이다.
다니면 힘들고,
안 다니면 허전하다.
이 감정은 드물지 않다.
회사에서 우리는 일만 하지 않는다.
사람을 겪고,
관계를 조정하고,
다른 생각과 나란히 서는 법을 배운다.
그 과정은 매끄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시밭길만은 아니다.
기쁨과 슬픔이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의 A면 B면처럼 공존한다.
요즘은 이렇게 생각한다.
회사를 좋아하지는 못해도,
사람들과는 잘 지내고 싶다고.
조직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사람에게까지 날을 세울 필요는 없다.
거창한 의미를 찾지 않아도 된다.
서로를 소모시키지 않고,
불필요한 말을 줄이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라면,
그 시간을 전부 버티는 시간으로 남기고 싶지는 않다.
같이 있어서 조금 덜 외롭고,
같이 있어서 하루를 넘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오늘도 회사로 향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가기 싫다고 말하면서도 출근하는 사람들.
그 모순 속에서 하루를 견디는 사람들.
함께 있어서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우리 서로를 조용히 응원한다.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