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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국화 Aug 24. 2021

살짝 숨은 맛집 #2

부산살이 6년차 이방인의 부산 가이드

돼지국밥이나 밀면처럼 부산 향토음식은 아니지만 부산을 방문한다면 한 번 드셔보시라고 꼭 추천하고 싶은 집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경험에 가치를 크게 부여하는 편이다. 다른데서 먹어볼 수 없는 특이한 메뉴가 있다면, 여기 아니면 맛 볼 수 없는 메뉴가 있다면 오직 그 것을 맛보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편이다.

여기 여느 집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특별한 메뉴들을 요리하는 집들이 있다. 거기다 이 특별한 메뉴는 나도 엄청 맛있기까지 하다.




1.영성방




영성방은 중국 출신 셰프가 운영하는 40년 전통의 중식당이다. 대표메뉴는 춘권인데, 영성방의 춘권은 우리가 아는 그 춘권이랑 완전히 다르다. 일명 중국식계란말이라고 불리는 영성방 춘권은 언뜻 보기엔 해산물이 가득 든 고로케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돼지국밥 먹기 전에, 밀면 먹기 전에 이것부터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가지튀김과 탕수육도 굉장히 맛있다고 한다.  



2.편의방




역시 중국인 셰프가 운영하는 만두 전문 노포이다. 편의방으로 검색하면 전국에 같은 이름의 중식당이 여러군데 나오지만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심지어 근처에 같은 이름의 중식당이 있지만 같은 집이 아니다. 간판의 '만두전문'을 꼭 확인해야 한다.

편의방의 대표 메뉴는 삼선만두. 맑은 삼선짬뽕을 만두피에 그대로 감싼 것 같은 맛과 비주얼이다.

두 개면 배가 부른데 한 판에 열 개라 양이 너무 많다. 푸짐한 인심은 좋지만 사람은 무릇 양이 부족한 듯 하여야 더 맛있다고 느끼는 법이니 사장님의 푸짐한 인심이 살짝 아쉽다.



대표메뉴는 삼선만두이지만 이 집은 군만두가 진짜 예술이다. 소룡포만큼 육즙이 가득 찬 군만두는 여느 중국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그런 군만두가 아니다. 군만두가 맛있으니 깐풍만두도 역시 맛있다. 그리고 역시 무슨 메뉴듯 양이 많다. 다른 메뉴들도 맛있는데 한 메뉴의 양이 너무 많으니 메뉴 선택이 고역이다.

처음 방문이시라면 삼선만두, 깐풍만두, 완탕 시켜서 남은 것은 포장해 오시길 추천한다. 대가족이 출동해서 이것저것 맛 볼 수 있으면 금상첨화.


3.솔탭하우스


미국식 피자와 12가지 종류의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다. 피자맛도 현지맛에 가깝고 조각으로 주문할 수 있어서 다양하게 맛 볼 수 있다(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화이트파이를 가장 좋아합니다).

거기다 장소가 대박. 광안리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창가에 앉으면 광안대교가 정면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장소라 어디 해외에 여행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에 서면점이 오픈하였는데 서면점도 맛, 분위기 뭐 하나 빠지지 않는다. 오션뷰를 선호한다면 광안리점으로, 시티뷰를 선호한다면 서면점으로.


4.평양집



평양집 대표메뉴는 이북식 만둣국과 빈대떡이다. 이북식 만둣국은 닭고기 육수에 손만두를 넣고 끓인다. 그리고 양념한 소고기 고명이 다대기 역할을 하는 것이 특색이다. 추운지방 음식이라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이 일품이다. 만두는 피가 얇고 두부가 많이 들어서 몇개씩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 서울에는 유명한 이북식 만둣국집이 꽤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상품화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었는데 부산 평양집의 만둣국은 노포의 맛이 나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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