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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국화 Aug 26. 2021

부산에서 고작 한 시간 #1

옛 마산을 찾는 이유

<1편>


부산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이면 현재의 행정구역상 창원인 옛 마산에 이를 수 있다. 부산 어디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산의 정중앙 전포동을 기준으로 하자면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한 시간이면 그리 먼 거리가 아닌데도 마산은 말투부터 부산과는 다르다. 사실 바다를 끼고 있는 점만 부산과 같았지 마산은 분위기, 먹거리 등 모든 면에서 부산과 다른 매력이 있고 같은 행정구역 안에 있는 옛 창원과도 구별되는 특별함이 있다.  


마산하면 아구찜이지



마산의 향토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아구찜이다. 아예 마산아구찜이 일반 명사화되어 서울에도 '마산아구찜', 부산에도 '마산아구찜', 전국 어디에나 '마산아구찜'이라는 간판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누군가 고전의 진가는 누구나 읽었다고 착각하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데 있다고 하였었다. 마산아구찜이 바로 그런 음식이다. 누구나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마산아구찜을 먹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마산에는 아구가 많은가봐, 모르긴 몰라도 엄청 맛있나보지 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마산의 아구찜은 단순히 좀더 맛있는 아구찜이 아니다. 사실 마산아구찜을 직접 맛 본 사람들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유명한 마산아구찜은 생아구 대신 마른 아구를 불려서 찜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생아구찜에 비하여 생선맛이 강하고 진하다. 부드러운 생아구에 비하여 식감 또한 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거기다 양념은 단 맛이 거의 없이 마늘과 고춧가루로 칼칼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이렇다 보니 호불호가 굉장히 극명하게 갈린다. 진한 생선맛에 칼칼한 어른이 양념에 중독되어 이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살살 녹는 생아구의 부드러운 살과 좀더 대중적인 양념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없을 것이다.




생선맛이 강하고 진하다는 의미는 비린내가 난다는 말은 아니다. 잘 말린 생선은 비린내가 나지 않는데다가 칼칼한 양념까지 더했으니 비린내나 역한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다. 돼지고기에 비유하자면 목살에 비하여 갈매기살이 육향이 강하고 식감도 더 쫀득하다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생아구가 목살이라면 말린 아구는 갈매기살 정도 될 듯하다.  

요즘은 마산에서도 부드러운 아구살과 대중적인 맛의 양념으로 맛을 낸 아구찜집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마산합포구 오동동 아구찜거리에 가면 찐마산식 아구찜을 맛볼 수 있다.  


◆ 진짜 초가집(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남3길 8-2)



 지역 향토음식을 맛보기 위하여 노포를 검색하여 찾은 곳이 바로 '진짜 초가집'이다. 진짜 초가집은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가 아니라 찐노포이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댁에서나 보았던 자개농까지 좌식방에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시간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산합포구 전체가 사실은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해주는 곳인데 진짜 초가집 문을 들어서면 또 다른 시간대가 펼쳐지는 것 같다.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이 집은 아주 유명한 맛집이다. 그리고 검색해 봤으면 또 알겠지만 호불호가 몹시 극명하게 갈린다. 앞에서 말했듯 마산식 아구찜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하지만 다른 메뉴를 시켜보면 알겠지만 이 집은 음식 맛이 나쁜 곳은 아니다. 그러니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맛 볼 수 없는 마산아구찜을 먹어 보고 싶다면 이 집을 추천하고 싶다. 생아구탕도 추천!


나는 진하고 강한 생선맛과 칼칼한 양념맛의 매력에 반해 버렸다. 하지만 맛이 불호였어도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에도 말했듯 다른 데서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을 찾아가는 것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편이라.





 2편에서 계속

<2편>  
- 마산에서 아구만큼 유명한
- 창동에 가면
매거진의 이전글 살짝 숨은 맛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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