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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국화 Feb 04. 2022

오겡끼데스까

잘 버텨주길 바라며 안부를 묻습니다

"이 아저씨 연봉이 3억이에요."


2014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한국인 가이드가 이탈리아인 곤돌리에를 가리키며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한 말이다. 연봉 3억이면 8년이 지난 현재에도 꽤 높은 수준이다. 그당시 곤돌리에의 연봉이 3억인지 진위여부는 모르겠다. 하지만 2014년.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동안 이 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악착같이 부지런을 떨지 않아도 대충 먹고는 살 것임에 확신이 들었다. 관광산업이 국가경제의 70-80퍼센트를 차지하니 말이다. 조상 잘 만난 덕에 먹고 사는 걱정은 안해도 되겠구나 싶은 생각에 내내 부러웠다. 우리처럼 반도체 그 다음은 뭘까를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저 몇백년 전에 조상이 만들어 놓은 성당 하나에 전세계인이 알아서 찾아오니. 그 앞에서 젤라또만 팔아도. 그 마저도 싫으면 관람료, 통행료 올려버리면 되지. 뭐가 걱정이야. 좋겠다. 전국민이 아둥바둥해봤자 우리는 못 이겨.


그렇게 관광산업이란 영원할 줄 알았다. 2019년 12월, 2020년 1월이 오기 전까지.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이제는 내가 그들을 걱정한다. 관광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나라들은 지금 뭘로 버티고 있는거지?


가끔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혼자 전세 낸듯한 유명 관광지 모습을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사람 하나 없이 텅빈 유명 관광지의 모습은 어쩐지 음산하다. 웅장함도 멋쁨도 없이 초라하고 스산하다. 그저 오래된 돌덩이를 빛나게 했던 것은 사람이 주는 활기와 여행객들이 뿜어내는 행복한 기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저 멋있는 풍경에 오직 나만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다. 북적이는 사람들 때문에 셔터를 누르지 못하고 타이밍만 보며 눈살 찌푸렸었지. 어느 순간 홍해 갈라지듯 인파가 갈라지고 이때다 싶어 셔터를 누르면 어느새 나타나 렌즈 앞으로 쌩하니 지나가던 어느 현지인 혹은 관광객. 이 사람들 다 치워줬으면 좋겠다며 심통을 부렸지만 진짜로 사람이 사라진 관광지는 처량하기만 하다.


2019년 12월 전,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하고 마냥 부럽기만 하였던 관광도시들, 잘 견디고 계신가요?

희망을 잃지 말고 잘 견뎌 주세요. 우리 예전 모습 그대로 다시 만나요. 안녕!


절대 내 독사진을 찍을 기회를 주지 않았던 낯선 사람들. 처음 사진을 확인했을 때는 너무 속상했는데 시간이 흐른 뒤엔 완전 소중한 여행 사진. 이게 바로 진짜 여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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