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 부부는 한국에서 말하는 결혼적령기를 한참 넘겼고 보통의 부부처럼 동거하지도 않으면서 따로 또 같이의 결혼생활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서로의 같음을 즐기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이 부부의 모습은 현실이겠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틀을 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틀을 깬 것을 널리널리 소문내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틀을 깰 필요는 없지만 누군가는 틀을 깨 줄 필요가 있다. 그러니 타인이 깨주면 그저 고마울 일. 그래서 네가 행복하냐 내가 행복하냐 싸우지 말고 너 믿고 틀을 깼다가 망했다고 원망하지 말고 내가 틀을 깨지 않은 것을 정당화하려 깨버린 사람을 난도질하지도 말고. 누군가 꾸준히 깨주어 깨어야만 행복한 사람이 따라 깰 수 있다면.
오랜만에 출간된 한비야님의 신간. 여전한 글솜씨와 여전한 활력에 나도 잠시 현실을 잊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