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인적 드문 산아래
텃밭과 주변은 흙 있는 곳이라면 풀들이
죄다 비집고 솟아올라 있고
온천지 짙은 녹색으로 도배 중이라
한창 바쁜 계절입니다.
무성한 쇠비름과 토끼풀들을 보자니
한숨이 나오다가도 흰 토끼풀은 귀염성 있는
꽃이라 사나흘만 더 바라보다가 뽑아주자,
올해도 어김없이 피어난 작약꽃 옆에는
개미가 몰려듭니다. 멀찌감치 쭈그리고 앉아
낮 뻐꾸기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개미떼를 무찌를 방도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도 이내 청아한 산새들 목청에는
죄다 성능 좋은 엠프라도 달려 있는가
어찌 사람 마음을 파고드는지 넋을 놓고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뒷산 어디에 슬그덩 희미한 소리가 나서
고개를 올려다보면 큰 나무와 큰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골길이 보입니다.
새벽녘 고라니 어미와 새끼들이 펄쩍 뛰는
소리도 간혹 들립니다.
해거름 달 뜨는 저녁이 되어서야 개구리가
세차게 울어 재낍니다
마당 자근거리 발이 가까운 곳에 줄지어서
심어 놓은 꽃 상추는 이제부터 달팽이와
나에게 계절 밥상 반찬이 될 테고
거름 좋아하는 정구지도 봄비만으로 쑥쑥
마디 키를 높입니다.
3월 말 씨앗을 뿌려 파종해 놓은 모종들이
제법 자랐습니다.
싹 틔우고 꼬물꼬물 떡잎을 보이더니
비닐하우스 안에서 며칠사이 웃자라나 이제
큰 화분으로 이사를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단비 오시던 반나절 동안
고깟 모종 5판을 옮겨 심는다고 허리와 목이
끊어질 듯 뻐근해져 잠시동안 후회를 하다가
내 발등 내가 찍지.. 웃으면서 다시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남편에게 손수 바질페스토를 만들어 주겠노라 호언을 하였고
루꼴라와 버터헤드를 곁들여 싱그러운
샐러드를 먹겠다 장담도 했고
여름날이 오면 보드랍게 넘쳐나는 기쁨과
즐거움들을 호사스럽게 내어줄 테니
당장은 몸이 힘들어도 멈출수 없었습니다.
땅 위에서 숨을 내쉬는 모든 것들이 요동치는 오월입니다.
웃자라지 않게 살펴보고 돌아보고 기다리며
살풋한 바람이 나란히 앉아 줍니다.
한 계절 안에서 나도 풀 한포기로
포개어져 무던하게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