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어둠이 있다.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다.
세상에 상처받지 않으려면, 때로는 우리 안의 베놈을 깨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는 공격적이고 솔직하며, 타협을 모른다.
그러나 그 본능 속에는 언제나 ‘살고자 하는 마음’이 숨어 있다.
영화 베놈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
에디는 무너지고, 혼란스럽고, 세상과 맞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베놈은 찾아와 말했다.
“너와 나는 한 팀이야.”
이 단순한 문장이 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우리 안의 어둠도, 결국 나를 파괴하려는 적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또 다른 ‘나’일지 모른다.
때로는 분노가, 때로는 냉소가 내 안을 가득 채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 안의 베놈에게 조용히 말을 건다.
“괜찮아, 네가 화난 이유를 알아.”
그 말 한마디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인정받지 못한 감정은 폭력으로 변하지만,
이해받은 감정은 언어가 되어 나를 구한다.
베놈이 인간과 공존하며 유머를 잃지 않는 이유도,
어쩌면 그 어둠을 너무 오래 들여다봤기 때문일 것이다.
괴물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잔혹하지만,
그 속에서도 웃을 수 있다면 이미 인간은 강해진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둠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 어둠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내 안의 베놈과 대화한다.
그가 때로는 나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도,
나는 그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도 나처럼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둠이 있어도 괜찮아.
그건 나의 또 다른 빛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