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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과 멜라니, 내 안의 두 얼굴
by
윤슬
Dec 13. 2025
“우리 안에는 스칼렛과 멜라니가 함께 살아 있다.”
스칼렛 오하라는 아름답지만, 지질하고 계산적이다.
사랑 앞에서도 냉혹하고, 현명하지 못하다.
자신을 미칠 듯 사랑하는 레트 버틀러가 다가오면 외면하고,
손에 닿지 않는 애쉴리를 좇는다.
달을 소망하는 소녀처럼,
손에 닿지 않는 것을 갈망하고,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보지 못한다.
욕망은 늘 현실과 어긋나 있고,
사랑은 집착과 허영으로 얼룩져 있다.
멜라니는 현실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성녀 같다.
스칼렛을 위해 모든 것을 포용하고,
세상을 부드럽게 감싼다.
그 사랑은 놀랍도록 인간적이며,
때로는 성모 마리아를 닮은 신비로움까지 느껴진다.
완전한 선은 현실 속에서 존재하기 힘들지만
우리 안에도 누군가를 끝까지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은 어딘가에 있다.
스칼렛과 멜라니,
두 인물의 대비는 단순한 대립이 아니다.
오히려 내 안의 두 얼굴을 비춘 거울 같다.
욕망과 선함, 집착과 포용,
이기심과 배려가 뒤엉킨 인간의 심리를 보여준다
우리는 때로 스칼렛처럼 소유하고 싶은 것을 좇고,
때로 멜라니처럼 타인을 위해 자신을 내어준다.
스칼렛이 결국 그렇게 집착하는 것은 어쩌면 사랑이 아니라, 타라의 붉은 흙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진정 원하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자신의 땅, 자신의 세계, 자신의 삶이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몰라서 방황하고 좌절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소설은 냉혹하고 시니컬하다.
스칼렛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중얼거리지만,
그녀는 완전히 혼자 서있다.
어쩌면 그녀의 태양은
타라의 붉은 흙 속에서만 빛날 것이다.
스칼렛과 멜라니, 인간 안의 두 얼굴.
우리는 그 사이를 오가며 살아간다.
욕망하고 집착하며, 지키고 포용하며,
때로는 허물고, 때로는 일으키며.
그 복잡함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이해하고,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도
스칼렛과 멜라니를 동시에 마주한다.
붉은 흙 위로 떨어지는 햇살처럼,
우리 안의 두 얼굴은
서로를 비추고,
서로를 감싸며,
끝내 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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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글로 마음을 어루만지며 외로움과 상처에 위로를 전하는 작가 .생태와 일상 , 작은 생명에 관심을 주는 시인, 에세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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