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도 밥을 먹는 일

회복을 위한 작은 위로

by 윤슬



상실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저녁 놀이 너무 예뻤다.

하늘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붉었고

구름은 천천히 흘렀다.


나는 그 빛이

미안했다.


누군가는 떠났는데

세상은 이렇게 고요해서

잠시 눈을 피했다.


울다가도

배가 고파

나는 밥을 먹었다.


숟가락을 들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슬픔 한가운데서

밥을 씹는 일.

살아 있다는 증거가

그날은

참혹했다.


그래도

그렇게 한 숟갈씩

나는 오늘을 넘겼다.


상실은 남았고

저녁은 또 올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아마도

또 밥을 먹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언젠가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