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시작이 피로하다면

평안함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 주는 글

by 봄치즈

유난히 피곤한 아침이 있다. 오늘처럼 날씨가 우중충하게 흐리면 더욱 그렇다. 특히 그날이 월요일이라면 마음의 피곤함에 더해 몸까지 하루종일 찌뿌둥한 느낌이다. 오늘이 바로 그렇다. '오늘 하루 잘 보내야지!'라는 스스로의 응원으로 마음에 활기참을 불어넣어 보고자 노력해보지만 오늘만큼은 별다른 효과도 없다. 오늘따라 왜 이러지. 공책을 펼쳐 이유가 될만한 이유들을 되짚어 적어본다.


'주말에 끝마치리라'했던 여러 일들이 본의 아니게 이번 주로 미루어지고, 그 계획을 완수 못한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아침부터 엄습해왔다. 특히나 주말 계속 뜻하지 않은 약속들이 잡히면서 덜 중요한 일들에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했다 보니 오늘에 사용해야 할 에너지까지 모두 쓴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이유를 알고 보니 오늘따라 찜찜한 기분이 이해가 된다. 이해는 됐고 그렇다고 오늘 하루를 계속 이렇게 보낼 수 없지 않은가. 얼른 '내 안을 기분 좋은 에너지로 채우고픈 마음'에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꽃잎 한 장처럼>을 펼친다. 이 번달 틈틈이 음미하며 읽었던 시집이다 (간간히 수필도 포함되어 있다). 70세가 넘은 나이이지만 누구보다도 소녀 같은 순수함을 지닌 시인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읽고 있으면 마치 따뜻한 햇살을 쬐는 듯한 느낌.


그중에 손이 가는 오늘의 시는 '오늘의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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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행복

-이해인


오늘은

나에게 펼쳐진

한 권의 책


두 번 다신 오지 않을

오늘 이 시간 속의

하느님과 이웃이

자연과 사물이

내게 말을 걸어오네


시로 수필로

소설로 동화로

빛나는 새 얼굴의

첫 페이지를 열며


읽어달라 재촉하네


때로는

내가 해독할 수 없는

사랑의 암호를

사랑으로 연구하여

풀어 읽으라 하네


아무 일 없이

편안하길 바라지만

풀 수 없는 숙제가 많아

삶은 나를 더욱

설레게 하고

고 마음과 놀라움에 눈뜨게 하고


힘들어도

아름답다

살만하다

고백하게 하네


어제와 내일 사이

오늘이란 선물에

숨어있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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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오늘이란 선물에 숨어있는 행복!'이란 문구에서 잠시 멈춘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이번에는 조금더 천천히 낭독해본다.


매일의 행복이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지만 쉬 발견되도록 드러나 있지는 않다. '숨어있기에' 그것을 찾으려는 노력이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 매일 아침 나만의 책을 위한 책장을 열어야 한다. 하루 속에서 만나는 많은 일상을 나만의 장르로 풀어 오늘의 책에 담는다. 풀어내는 과정에 있어서는 마치 사랑의 암호를 해독하듯 고마움과 설렘을 담아 그 내밀한 의미와 마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시 문구 사이마다 나만의 해석을 덧붙이다 보니 '힘들어도 아름답다, 살만하다는 고백'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제와 내일 사이에 있는 '오늘'에 새 책장도 미쳐 펼치지 않은 채, 어제의 마지막 장에 머물러 있던 나의 오늘 아침. 난 아직 오늘을 시작하지도 않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많은 남은 시간. 숨어있는 행복을 찾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내일은 오지 않을 오늘이기에 오늘만 쓸 수 있는 나만의 책이다. 시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시선을 빌려 지금부터 월요일의 하루를 '진짜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전 나만의 장르가 기분 좋게 마무리되길 바라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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