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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하나 Jan 17. 2020

숀리에게 빚진 건강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 빈 종이가 마치 우주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어디서 본 문장 같기도 한데 출처가 생각나질 않는다. 후에 알게 되면 수정하겠다) 사실 골골대며 살아온 인생인지라 이를 압축해서 몇 문장으로 풀어낸다는 게 영 마뜩잖지만 최선을 다해 정리해보겠다.


허울뿐이지만 이름뿐이지만 10대 시절의 나는 특별활동으로 겁도 없이 '역도부', '등산부', '스케이트부' 그리고 '검도부'까지 줄기차게 몸을 쓰는 동아리만을 선택했다. 덕분에 산도 매달 탔고 스케이트 날로 빙상장을 맘껏 누볐으며 죽도를 잡아 휘둘러보기도 했다. 게다가 감히 댄스가수가 되겠다는 맹랑한 꿈을 가지고 춤도 추었으니 그때의 나에게 지금의 내 모습을 보여주면 아마 깜짝 놀라 기절할지도 모르겠다. 부디 살 의지를 잃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아무튼 체력은 타고났고 남아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대가 되자 가세가 기울듯이 내 운명도 급격한 하락세를 타게 되었다. 젊어서는 고생도 사서 한다는 말에 속아 건강한 몸을 밑천 삼아 열악한 상황 속에서 버틴 결과 완전히 건강을 잃게 되었다. 얼마나 상태가 심했냐 하면 헬스장에 가서 러닝머신을 30분만 뛰면 앞이 새까맣게 변해 주저앉고 계단을 오르다가 다리가 너무 후들거려 집으로 돌아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저혈당 증세가 자주 와 사탕을 가방 주머니에 반드시 지참하고 다녀야 했으며 링거는 밥 먹듯이 맞았고 하루에도 서로 다른 병원 세 군데를 투어 하듯이 돌기도 했다.


답은 운동이었지만 저질체력에 저주받은 몸뚱이로는 일반 헬스장에 다닐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비교적 약한 강도로 내 페이스에 맞춰 운동을 할 수 있는 여성전용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다녀온 뒤 허리에 맨소래담을 잔뜩 바르고 며칠을 끙끙대야만 했다. 그러니 워라밸이라는 게 지켜질 리가 없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출근을 한 뒤 퇴근 후에는 시체처럼 누워있고 주말 이 되면 텔레비전을 틀어놓은 채 숨만 쉬었다. 왕성한 청춘은 그렇게 방 안에서 황금 같은 날들을 보내야 했다.


다행히 효과는 있었다. 드라마틱한 변화까지는 아니었지만. 퇴근 후 동료와 함께 가볍게 생맥주 한 잔은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주말에도 토요일이나 일요일 하루 정도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다 용기를 내어 동호회에 가입했고 반려자를 만나 결혼까지 하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안녕하세요, 그간 ‘언젠간 혼자 일하게 된다’ 시리즈를 사랑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프리랜서로서의 일상과 소회를 담은 이 연재분은 출판사와 계약을 통해 정식으로 5월7일 정식 출간됩니다. 아울러 연재 당시에는 담지 못했던 인터뷰도 함께 담았습니다. 혼자 일하게 될 날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또 이미 혼자 일하게 계신 분들께 공감을 글이 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현재 북토크를 계획 중에 있으며 좋은 기회로 브런치 독자분들을 직접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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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언젠간 혼자 일하게 된다’에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그 동안 사랑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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