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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 May 12. 2019

향수

1.

일요일, 합정 주변을 걸어가다 어떤 여자와 마주 스쳤다.

그 짧은 순간 사이로 익숙한 향수 냄새가 퍼졌다.

딱 한 번 정도 무슨 향수인지 들어는 봤지만 기억나지 않는, 그러나 어떤 향수보다도 내가 기억하는.


2.

누나는 짙은 향수처럼 코 끝이 찡하게 솔직했다.

돌이켜보면 누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 다했다.

나는 그런 누나를 이용해 비싼 음식을 얻어먹고 시시덕 대기만 했,

누나도 내가 자신의 그런 마음을 이용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3.

마음에 없는 말은 할 수 없다.

나는 수줍어서도 부끄러워서도 아니라 마음에 없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진짜가 아니라도 그저 한 번 듣고 싶다 그  할 여지도 없었다.

어떤 후회가 있을 사이도 아니지만,

내가 요새는 운전도 곧잘 하니 주말에 춘천 근처에 가보자 하고서는 아무 연락도 하지 않았던 때,

누나는 내 연락을 기다렸을까 금하면서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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