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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쓰면 무엇이라도 될 것 같아

동백꽃

by 봄봄

4월이 되면서 자연이 그려내는 풍경화가

날마다 새로운 걸작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감동과 감탄이 절로 나와

자꾸만 느낌표를 남발하게 되죠.


어둡고 척박했던 구석 자리까지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들을 보면

봄날은 온통 피어나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련 없이 후드득 지는 꽃도 많아요.


붉은 송이째 온몸을 던지며 떨어지는 동백꽃도

지는 모습이 환상적인 꽃 중 하나죠.


나뭇가지에 피어 있을 때만큼이나

땅에 떨어진 모습이 아름다워

사람들은 이 순간도 피어났다고 말할 정돕니다.

4.3 희생자 추념일인 오늘은

제주 사람들의 가슴에도 동백꽃이 피어났는데요.

이런 동백꽃을 보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지만,

놓치고 사는 건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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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꽃을 세 번 피운다고 하죠.

나뭇가지에서 피었다가

꽃이 떨어질 땐 꽃잎이 아니라

송이째 떨어져 땅에서도 피었다고 하고요.

이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서

마지막 꽃을 피운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우리의 아픈 역사도 마음으로 기억하며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 2025년 4월 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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