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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쓰면 무엇이라도 될 것 같아

더치페이

by 봄봄

여러 사람과 밥을 먹고 난 후,

계산을 하게 될 때면

나이가 많아서,

윗사람이라서,

좋은 일이 있어서

한턱을 내는 일이 자연스러울 때가 있었는데요.


요즘엔 ‘내 것은 내가 내는’ 더치페이가 당연해졌죠.


이를 두고 합리적인 소비와 금융 습관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정서인

‘정’이 없다는 말도 많이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두를 위해 ‘내가 낼게’라고 하는 것도,

서로에게 부담되지 않기 위해 각자가 낸다고 하는 것도

방식만 다를 뿐, 상대를 생각하는 ‘정’이기도 하죠.


다만 아직 더치페이가 익숙지 않은 사람의 경운

혹시나 괜히 상대에게 부담이 될까 싶어

망설이다 끝내 내어주지 못하는 마음도 있으니까요.


정을 나누는 방식과 문화는 달라졌어도

가끔은 기분 좋게 내어주고 행복하게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의 방 한 칸쯤은 남겨두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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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해 한턱을 낸다는 건

베풂의 즐거움이자, 대접하고 대접받는 기쁨이기도 했죠.


여기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애정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만이 갖는 특유의 이런 문화가

요즘엔 ‘더치페이’로 바뀌고 있는데요.


최근엔 똑똑하게 정산하는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나와

눈치 보지 않고 오히려 더 돈독하게 정을 쌓을 수 있다고 하니

새로운 문화에 익숙해져 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2025년 4월 9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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