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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Mar 03. 2020

넌 매력이 없어. 그런데 성실해.

3월 2일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누구보다 열정적인 춤사위를 선보이는 A. 몸의 선도 아름답고,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보이는데 이상하게 끌리는 매력이 없다. 마음이 아프다. 1라운드와 2라운드까지는 겨우겨우 올라가지만, 3라운드에선 아슬아슬.


'제발 결승까지 가길!'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다며 노래 부를 준비를 하는 B. 덜덜 떨리는 손을 보니 내 마음도 덜덜 떨리는 것 같다.

'제발 잘 불러라.'


결국 B는 2라운드까지 올라가지만, 거기까지가 한계라며 고민하는 심사위원.

'제발 떨어지지 마라!'


같은 라운드에, 그 남성보다 노래도 못 부르고 춤도 엉망인 참가자 C에겐 '발전 가능성'이 보인다며 합격을 외치더니 왜 B는 고민인 건지. 얄밉다. 가끔 오디션을 보면 노력보단 매력, 매력보단 타고난 재능이 우선인 것 같다. 그건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억울하다.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게 많다는 사실이 슬프다.


심사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AI가 심사하는 것이 아니니 노력과 상관없이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라면  심사위원은 움직인다. 노력이 빛을 발하면 좋지만, 밤낮 가리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음에도 '한계'가 보이는 A와 B.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나는 늘 아슬아슬하게 올라가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덜덜 떨고, 땀을 뻘뻘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 반짝이는 매력은 당장 보이진 않지만, 성실함을 무기로 맞서는 사람에게 마음이 더 간다.


실수에 같이 마음이 아프고,

변명조차 하지 않는 모습에 나를 비춰본다.


맞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나 같아서 응원하는 것이다.

벌벌 떠는 손을 잡아주고 싶다.

그래도 노력을 멈추지 말라고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 마음을 그에게,

그 마음을 나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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