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비 Feb 11. 2020

이사와 적응

감정의 폭발




낯섦은 두려움이었다. 물론 설렘도 있었다.

큰 빌딩이 나를 짓눌렀다.

시골 출신도 아닌데,

내가 봐온 똑같은 건물일 뿐인데

새롭다는 이유로 더 크게 보였다.


그렇게 연고지도 없는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왔다. 창밖을 바라보면 오고 가는 차들이 보인다.


아파트에는 하나 둘 불이 켜져 있다.

반짝이는 불빛 속에는..

그 속에는 따뜻함이 없다.


차갑다. 스치는 사람들도 온기를 품고 있지 않다.

마치 다신 안 볼 것 같은, 안 봐도 상관없는 것 같은

차가움이다.


나는 그 도시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그렇게 내 마음에도 서서히 온기가 사라져 갔다.


혼자서의 외로움이 함께에서의 외로움보다

차라리 덜 아프다고 되뇌며

따뜻했던 온기를 바람에 날려 보냈다.


낯선 도시를 여행한다는 건 꼭 숨바꼭질과 같다.

생활자는 술래고, 나는 여행객이 아닌 척,

그리고 같은 술래 인척 숨는 숨바꼭질.


그런데 이젠 내가 술래가 되었다.

그들과 같은 술래가 되었는데도

나는 여전히 숨고 있다.


술래에게 들키고 싶어 하는... 그런...

숨바꼭질



봄비네 인스타그램

봄비네 블로그

봄비네 유튜브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와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